“UAE 유전개발 협상 1차 성과 이르면 내달, 늦어도 3월 발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곽 위원장은 18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UAE 유전개발 사업은 실체를 갖춘 자원외교”라며 성과가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을 반박했다. 씨앤케이(CNK)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둘러싼 의혹과는 다르다는 얘기다. 곽 위원장은 이달 13, 14일 UAE를 다녀왔다.
곽 위원장이 밝힌 1차 성과는 2억 배럴(가채매장량 기준) 규모의 3개 미개발 광구를 한국(40%)과 UAE(60%)가 공동 개발한다는 상업 협상을 지난주 마무리했으며, 양국의 행정절차를 거쳐 2, 3월에 공식 발표한다는 내용. 곽 위원장은 “귀국 후 이명박 대통령에게 협상 결과를 보고했고, 국민의 오해가 없도록 상세히 설명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곽 위원장은 “자원외교는 지저분한 거래가 수반된다는 통념 때문에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초기부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소속 전직 검사를 태스크포스(TF)팀에 포함시켜 문제의 소지가 없는지 일일이 점검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UAE의 한국 원자력발전소 수주를 계기로 UAE가 ‘아부다비 2030’이라는 미래발전전략을 짜는 일을 돕고 있다.
곽 위원장은 김황식 국무총리가 최근 UAE 왕세자가 확인한 ‘위기 시 하루 30만 배럴을 한국에 우선 배정’ 약속도 당시 양해각서(MOU)에 포함됐던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하는 일문일답.
―지난해 3월 발표 때 3개 미개발 광구 협상이 그해 안에 끝난다고 했지만 늦어지면서 ‘과장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지난해 MOU 체결 때는 상세히 설명하지 못했다. 당시 UAE는 ‘3개 광구는 법률적으로 한국 소유’라고 문서로 못 박았다. 다만 지분과 관련해서는 양자택일을 제안했다. A안은 한국이 100% 지분을 갖고 독자 추진하는 것이고, B안은 한국이 40%, UAE가 60% 지분을 갖고 합작하자는 것이었다. 석유공사는 현지 정부의 규제 가능성, 초기 투자비용 분담 등을 감안해 합작을 선택했다. 경제성은 석유공사가 1년 동안 확인했다. ‘그 지역 유전은 한국 몫’이라는 조항에 따라 현재 추가로 발견되는 석유도 우리가 통제할 수 있다.”
―앞으로 남은 절차는….
“이번 방문에서 석유 세율과 로열티 비율을 포함해 상업적 계약을 마무리했다. UAE의 최고위석유위원회(SPC)의 인준 절차만 남았다. 석유공사는 다음 주 UAE를 방문해 40%를 나눠 가질 A정유사를 아부다비에 통보한다. 미국과 중국 석유회사도 지분 참여를 희망했지만 우리가 거절했다.”
―이와 별도로 기존에 채굴되고 있는 유전에서 10억 배럴을 확보했다는 발표도 했지만 아직은 성과가 없다.
“그곳은 1984년 UAE가 엑손모빌(미국), 토탈(프랑스), BP(영국) 등과 30년 계약을 맺은 우량 유전이다. 그 계약이 2014년 1월에 끝나 재계약할 때 우리가 참여한다. MOU에는 최소한 10억 배럴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10억 배럴 계약은 언제 체결되나.
“왕정국가인 UAE에서 아부다비의 왕인 대통령의 약속은 그 자체가 법이다. 다소 불만을 갖고 있던 서방 메이저 석유사도 결국 갑의 위치에 있는 UAE의 뜻을 따를 것이다. 내년 상반기에 끝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말 종료를 위해 속도를 더 낼 계획이다. 역시 석유공사와 한국 정유회사가 참여한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