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구하고 숨진 두 연주자… 도망친 선장 질타한 해경대장“발 헛디뎌 구명보트로 추락”… 계속 변명만 늘어놓는 선장
18일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사고 유람선인 코스타 콩코르디아 소속 밴드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출신 산도르 페헤르 씨(38)는 사고가 난 13일 밤 아비규환이 되어 버린 선상에서 울고 있는 아이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혀주고 구명보트로 안전하게 대피시켰다. 이어 자신의 바이올린을 가지러 선실로 들어간 그는 실종됐고 끝내 시신으로 발견됐다.
드럼 연주자인 이탈리아인 주세페 지롤라모 씨(30)도 자신의 구명보트 자리를 한 어린이에게 양보한 후 선상으로 되돌아가 다른 승객들이 탈출하는 것을 도왔다. 그 역시 21명의 실종자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스케티노 선장은 17일 법정에서 “사람들을 구명보트에 질서 있게 태우려고 노력했지만 배가 60∼70도 기울어지는 바람에 발을 헛디뎌 내가 보트 위로 떨어졌다”고 변명했다. 하지만 선장이 탄 구명보트에는 유람선의 또 다른 간부 항해사들도 함께 타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그의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진다. 이탈리아 언론은 배를 버린 선장을 이탈리아 경제를 침몰시킨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에, 유람선을 ‘침몰하는 이탈리아’에 빗대고 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