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5일 연구원 원장실에서 만난 문길주 KIST 원장(61·사진)은 인터뷰 내내 개도국에 대한 과학기술 공적개발원조(ODA)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전쟁의 폐허 속에서 경제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외국의 원조와 과학기술 덕분인 만큼 개도국에 다시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KIST 아프리카연구소’는 KIST 과학기술 ODA의 최종 목표다. 이를 위해 문 원장은 신년사에서 ‘연봉의 1% 기부 모금운동’을 제안했다.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전체 직원의 마음을 담은 모금액으로 개도국 과학기술 발전에 도움을 주는 것이 설립 취지에도 맞는다는 생각에서다. 다행히 직원들의 호응도 좋은 편이란다.
또 문 원장은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본격화되는 올해 KIST가 자리 잡은 서울 홍릉연구단지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소가 빠져나가면 수도권 대표 연구단지인 홍릉의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를 위해 그는 가칭 ‘홍릉포럼’을 발족할 생각이다. 문 원장은 “연구단지 주변으로 고려대, 경희대, 한국외국어대,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우수 대학이 위치해 있는 만큼 이들을 잘 엮으면 홍릉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을 것”이라며 “홍릉포럼은 홍릉지역의 연구소, 대학은 물론이고 국회, 정부, 언론 등이 참여해 과학과 경제, 과학과 문화예술, 과학과 국방 등 새로운 시대적 화두를 던지는 데 목적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동아사이언스 기자 edmo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