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해로운 음식처럼 무분별한 ‘정보과식’도 개인-사회에 큰 폐해
존슨은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의 자료를 인용해 전체 미국인들이 하루에 가정에서 소비하는 정보량이 3.6ZB(제타바이트)에 이른다고 전했다. ZB는 GB(기가바이트)의 1조 배로, 영화 한 편이 들어가는 DVD 9000억 개에 맞먹는 분량이다. 미국의 정보저장시스템 업체인 EMC는 한발 더 나아가 8년 뒤인 2020년까지 정보량이 현재의 44배로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저자는 이런 정보 홍수 속에서 올바른 정보 소비를 하지 않으면 개인뿐 아니라 사회에도 폐해를 가져온다고 강조한다. 특히 인터넷상에서 무심코 이뤄지는 클릭이 사회적으로 나쁜 결과를 불러올 수 있음을 경계한다. 많은 매체를 비롯해 구글 등 포털 사이트들은 클릭 수에 따라서 정보와 뉴스를 눈에 띄게 배치한다. 결국 클릭은 정보에 대한 무의식적인 투표 활동과 다름없다. 사람들이 유해한 정보와 뉴스에 투표하고 매체는 이런 정보만을 ‘후보’로 내세워 또다시 이를 선택하도록 만드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저자는 본다. 그는 “유권자가 바뀌지 않으면 정치가 바뀌지 않듯이 정보 소비자가 바뀌지 않으면 정보 제공자도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인포메이션 다이어트를 위한 또 다른 팁으로 저자는 ‘레스큐타임’(www.rescuetime.com)과 같은 시간관리 사이트에서 하루 동안의 정보 소비 행태가 어떤지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고 권한다. 이런 사이트는 컴퓨터에서 자신이 얼마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웹서핑을 하고 또 업무를 보는지를 계량화해 보여준다. 컴퓨터의 로그인 모드를 ‘놀이’와 ‘업무’로 나눠 컴퓨터 사용을 분리하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업무 모드로 컴퓨터에 로그인 할 때는 문서프로그램 외에 신경을 돌리게 하는 다른 프로그램은 지워두는 식이다.
저자는 건강을 위해 몸에 해로운 음식을 피하듯이 정보 이용자도 이 같은 의식적인 정보 소비를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건강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과연 저자의 주장대로 마우스를 클릭할 때마다 이렇게 의식적이고 이성적인 행동이 가능할까. 유해한 정보의 기준도 각자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체중을 줄이는 것만큼이나 정보화 시대에 정보 다이어트 또한 쉽지 않음을 절감하게 만드는 책이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