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재의 맹자읽기/이우재 역주/884쪽·3만5000원·21세기북스
공자와 맹자의 차이는 소위 춘추시대와 전국시대의 차이다. 맹자의 시대는 ‘싸우는 국가(戰國)’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중원을 제패하기 위한 전쟁이 총력전으로 변해 한층 격렬했다. 시대는 더욱 각박해졌고, 백성들의 삶은 도탄에 빠졌다. 맹자의 날카로운 지혜는 이런 각박한 현실에 대한 고민에서 나온 것이다.
저자는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1978, 1980, 1988년 세 차례 구속됐다. 동유럽 사회주의가 몰락한 직후인 1990년대 초 인문학서당인 ‘온고재(溫故齋)’를 열고 동양고전 연구와 강의에 몰두해왔다. 이 책은 그가 2000년 ‘논어읽기’이후 12년 만에 펴낸 책이다.
저자는 “맹자가 ‘개인의 이기심이 결국 사회 전체의 선이 된다’는 애덤 스미스 이래 자본주의 옹호론자들에 대해 뭐라고 말할지는 눈으로 보지 않아도 선하다”며 “복잡한 현대사회의 문제를 풀기 위해 공자와 맹자의 치열한 고민이 담긴 고전에서 지혜를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