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이모(33) 씨는 명절만 되면 처갓집 가기가 무서워 진다. 평소 잔소리가 많은 장모 때문이다.
아내와 6개월간 뜨겁게 사랑한 후 2년전 결혼한 이 씨는 장모 앞에만 서면 마치 죄인이 된 것만 같다.
그의 장모는 비뇨기과 간호사로 일하는 딸이 결혼을 하면 일을 그만둘 줄 알았는지 얼굴만 보면 딸이 불쌍하다고 울상이기 때문이다.
이 씨처럼 처가에서 고개를 들지 못하는 사위가 많아지면서 명절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뉴시스가 보도했다.
명절이 무섭다는 이 씨는 "우리 부부도 노력하고 있으니 제발 이번 명절만은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터넷 게시판에서도 장모와의 갈등 때문에 고민하는 사위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한 누리꾼은 "직설적인 장모의 성격 탓에 상처를 많이 받는다"며 "아직 아이 돌보는 것이 서툴러 아이를 울렸더니 '야, 너'라며 반말을 해 당황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장모에게 설비 일을 배워 개인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한 사위는 "장모와 함께 일을 하고 있는데 여전히 장모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장모가 모르는 다른 일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며느리들이 명절만 되면 스트레스를 받는 것처럼 이제는 명절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위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장서갈등이 높아지고 있는 원인에 대해 이인철 이혼전문변호사는 "맞벌이 등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많아지면서 여성들의 발언권이 세진 사회구조의 변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변호사는 "육아문제 때문에 장모랑 부딪히거나 결혼 전 혼수비용 문제가 앙금으로 남아 갈등으로 확대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육아문제 등 부부문제를 처가에 의지하지 말아야 한다"며 "일주일에 한 두 번씩 장모께 안부 인사를 하고 명절이나 가족 대소사를 꼭 챙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뉴시스·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