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펀드보다 이머징 마켓 펀드 2배 이상 수익률“경기 회복·긴축 완화 정책으로 당분간 수익률 좋을 듯”
《“이번 달 수익률은 ―24.56%입니다. 위험수익률에 도달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지난해 원금까지 까먹으며 투자자들의 속을 태우던 해외 펀드들이 올해 1월 이후로는 플러스 수익률을 회복하는가 하면 국내 펀드 수익률을 2배 가까이 앞서고 있다. 용띠 해를 맞아 신흥국 시장 펀드들이 ‘부활 찬가(讚歌)’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특히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이머징 마켓에 해당하는 펀드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가 10.49%의 수익을 거두며 유일하게 두 자릿수 수익률을 나타냈다. 브라질 펀드 8.07%, 중국(홍콩H) 펀드 7.22%, 러시아 펀드 7.03% 등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들이 5%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개별 종목 중에도 이머징 마켓 펀드들이 수익률 상위권을 독차지하고 있다. 해외 펀드 가운데 설정액이 10억 원 이상인 펀드 중 수익률이 높은 상위 10개 중 1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인도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들이다.
인도의 인프라 관련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미래에셋인디아인프라섹터증권자투자신탁1 종류A’는 1∼19일에 16.55%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ING차이나Bull 1.5배 증권투자A’는 14.64%, ‘한화차이나H스피드업1.5배 증권투자A’도 14.41%로 2, 3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이머징 마켓 펀드들이 선전하는 이유로 국제 경제를 위협하던 불안 요인들이 점점 해소되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세계 경기 회복과 신흥국들의 긴축 완화 정책이 맞물리면서 당분간 수익률이 좋을 것”이라면서 “신흥국 중에서도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브라질과 러시아가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작년 워낙 안 좋아 반사효과”
실제 지난 1년 수익률로 보면 국내주식형 펀드는 ―13.78%이지만 해외펀드의 경우 ―19.99%로 더 낮았다. 그중에서도 러시아 펀드 수익률은 ―27.95%, 인도 펀드는 ―20.90% 등으로 매우 나빴다.
해외펀드 수익률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점 등 추가적인 악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2007년 BRICs 국가 펀드와 같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김 투자전략팀장은 “인도나 브라질 펀드는 목표수익률을 10∼15% 정도로 잡는 것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