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약 9%가 치매를 앓고 있다. 인지기능이 떨어져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경도 인지장애 노인은 4명에 1명꼴이다. 치매 환자 10명 중 1명은 40, 50대 중년이다. 치매는 환자의 품위와 삶의 질을 훼손하고 가족에겐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안겨 ‘가정파괴범’으로도 불린다. 고령화와 핵가족화로 ‘노인 자녀’가 치매 부모를 수발하다 병을 얻기도 한다. 건강보험공단은 치매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연 7조 원 이상으로 추정한다.
▷치매를 완치하는 치료제는 없지만 모든 종류의 치매는 조기에 발견해 적극 치료하면 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늦춰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다. 그러나 치매 증상을 피할 수 없는 노화현상으로 여긴 탓에 치료 시기도 놓치고 진료비도 급증하는 경우가 많다. 선진국은 치매 증상이 처음 나타난 뒤 1.4년 만에 진료를 받는데 우리는 두 배에 가까운 2.7년이 걸린다. 최근의 일이나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고 간단한 도구를 다루지 못하는 것 같은 초기 증상이 보이면 곧장 병원을 찾으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형삼 논설위원 h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