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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학교폭력 알면서도 소홀했던 점 반성”

입력 | 2012-01-28 03:00:00

교육단체 대표 6명 靑초청
“학부모-학생 의견 모아 체감할 대책 내놓을 것”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교육단체 대표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이경자 공교육살리기 학부모연합회장,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장, 이 대통령, 이기봉 국공립중학교장협의회장, 박계화 한국초등학교장협의회장, 장은숙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학교폭력과 관련해 “알면서도 행동에 옮기지 않은 게 제일 무섭다. 나부터 반성한다. 나도 그 점에 대해 소홀했다고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로 교육단체 대표 6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나 자신도 공교육을 어떻게 (개혁)할지 생각했지, 이런(학교폭력) 문제는 생각 못했었다. 이게 더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알면서도 행동에 옮기지 않은 것이 나쁘다. 우리가 알면서도 소홀했고 기피했을 수 있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학교폭력 보도에) 되게 충격을 받았다.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 그동안 너무 무심했던 것 같다”며 정부뿐만 아니라 학교와 학부모, 학생이 모두 손잡고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대구의 한 중학생이 폭력에 시달리다 자살한 직후 ‘범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내놓아라’고 지시했지만 아직 대책이 나오지 않은 데 대해서도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최근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보고했지만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학부모와 학생의 의견을 모아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러니 발표를 좀 미뤘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도 흐지부지 되는 것 아닌지 하는데, 뿌리를 뽑아야 한다. 근본적으로 문화를 바꿔야 한다. 청소년이 희망인데…”라고 의지를 밝혔다. 또 “아이들에게 ‘왜 때렸느냐’고 야단을 치는 게 아니라 ‘어쩌다가 이렇게 됐나’라고 슬퍼하고 애정을 갖는 심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보자”고 당부했다. 아울러 “아이들이 희망을 갖고 학교를 가도록 하는 데 전교조고, 교총이고 의견이 다를 수 없다. 정치적 사안이 아니라 내 가정의 문제, 우리 아이의 문제다.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해 보자”고 주문했다. 이날 전교조 측은 수사당국의 조합원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이유로 불참했다.

간담회에서 이경자 공교육살리기 학부모연합회장은 “선생님들이 힘들어야 학교가 잘된다. 그래야 스승이라고 불린다”며 교사들의 사명감을 강조했다.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장은 “우리는 가해학생도 피해학생이라고 부른다. 극소수의 자격 없는 선생님, 극소수의 자격 없는 부모가 전체를 흐렸다”며 어른들의 책임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