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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멘토 물러나다

입력 | 2012-01-28 03:00:00

최시중 방통위장, 측근 비리의혹에 사퇴
“부당한 공격에 참담… 지금이 떠나야할 때”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면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27일 전격 사임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3월 취임 이후 3년 10개월 만이다. 이명박 정부의 방송·통신정책을 주도한 그는 지난해 연임돼 임기 2년 2개월을 남겨 놓은 상태에서 중도 하차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조언자)로 불려온 그는 잇단 측근 비리 의혹에 시달려 왔다. 그의 사퇴는 50년 지기인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총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이명박 정부 양대 실세 원로의 퇴장을 의미한다.

최 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방통위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로 인해) 방통위 조직 전체가 자긍심에 큰 상처를 입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모든 육체적 정신적 정력을 소진했기에 표표히 떠나고자 한다. 지금이 떠나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최근 자신의 양아들로 통하던 정용욱 전 정책보좌역이 EBS 인사 청탁 비리 의혹을 받고 지난해 돌연 출국한 사실을 의식한 듯 “검찰 수사에서 나의 부하 직원에 대해선 지금까지 별다른 혐의가 나오지 않았다는 언론 보도를 봤다”고 말했다. 이어 “소문은 진실보다 더 그럴듯하게 착각하게 만든다”며 의혹을 간접적으로 부인했다.

하지만 최 위원장은 사퇴에도 불구하고 정 전 보좌역을 둘러싼 금품 수수 의혹은 물론이고 최근 ‘정 전 보좌역이 2009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 한 의원의 보좌관에게 500만 원이 든 봉투를 줬다’는 의혹까지 불거져 검찰 수사와 야당의 공세에서 자유롭지 않다. 최 위원장은 사퇴 배경을 묻는 질문에 “고별사에 모든 게 함축돼 있다. (여러분의) 풍부한 상상력으로 해석하기 바란다”고만 말했다.

방통위는 후임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칠 때까지 홍성규 부위원장이 직무대행으로 이끌게 된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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