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개정안에 따르면 그동안 각종 명목으로 발생하던 추가 수강료를 일부 항목을 제외하고 엄격하게 제한한다. 또 학원은 의무적으로 교습비 명세, 교재비 구입 내용에 대한 영수증을 발급해야 하며, 수강료 외에 추가되는 경비를 ‘교습비 등’이라는 이름으로 영수증에 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학원에서는 각종 편법을 통해 이를 교묘히 피해나가 여전히 학부모들에게 사교육비에 대한 큰 부담을 주고 있다.
학원이 만든 온라인 서점이나 사이트 등을 이용해 추가비용을 받는 경우도 있다. 올해 중학교에 진학하는 아들을 둔 어머니 A 씨(42·서울 서초구)는 얼마 전 아들의 취약과목인 영어를 보충하기 위해 유명 영어학원을 찾았다. 그런데 한 군데 영어학원에 등록하는 데 무려 세 번에 걸쳐 결제를 해야만 했다.
우선 학원 측은 A 씨에게 한 달 치 교습료로 25만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학원 측은 “수업에 사용되는 교재는 (이 학원이 별도로 운영하는) 온라인 서점에서 개인적으로 사야 한다”고 말했다. 교재비는 약 12만 원. 여기에다가 6만 원 상당의 학원 온라인 교육프로그램 3개월 이용권을 구매할 것을 요구했다. 학원 측은 “의무적으로 구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지만, 학원과제 제출과 강사와의 질의응답이 모두 이를 중심으로 이뤄져 사실상 반드시 구매해야 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A 씨는 “결국 학원에 등록하는 데 40만 원이 넘게 들었다”면서 “교재와 온라인 교육프로그램의 경우 3개월마다 새로 구매해야 하므로 앞으로도 계속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영재교육전문 학원에서는 반별로 대표 학부모를 정하고 이 학부모를 통해 한 학급의 전체 수강료를 받는다. 수강료는 한 달에 40만 원가량으로 수업시간(1주 2회, 회당 1시간 반 수업)에 비해 결코 적지 않은 금액.
이 학원에 다니는 딸을 둔 어머니 B 씨는 “영재교육학원에서는 한 반을 소규모 그룹과외 형식으로 지도한다”며 “내 아이가 혹시나 그룹에서 소외당하지 않을까 걱정되는 마음에 울며 겨자 먹기로 학원의 방침을 따른다”고 말했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