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 중인 박태환. 동아일보DB
양 팔과 다리를 똑같이 사용하는 수영 선수들의 신체 밸런스가 농구, 배구, 테니스, 펜싱처럼 한쪽 팔만 많이 사용하는 선수들에 비해 좋다는 게 일반인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수영 국가대표 선수들도 신체 밸런스가 무너지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견되고 있다.
수영은 수면에서 전진하는 종목의 특성상 사지의 균형과 리듬이 잘 맞아야 빠르게 앞으로 나갈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자동차의 네 바퀴와 같다. 네 바퀴가 같은 박자로 앞으로 굴러야 차가 부드럽고 빠르게 나간다. 한 쪽 타이어에 바람이 빠졌을 때 차가 어떻게 되는지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사람은 망가지면 달릴 수 없는 자동차와 달리 밸런스가 깨진 상태에서도 운동 수행은 가능하다. 정신력이라는 또 다른 요소가 존재해 ‘앞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면 밸런스가 잘 맞지 않더라도 원래 써야하는 근육 이외에 다른 근육을 끌어들여 억지로라도 그 동작을 수행한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몸에 무리가 따르고, 부상의 원인이 된다. 풀(손동작)과 킥(발동작)의 리듬도 깨지고 이것은 기록을 단축하는 데 걸림돌이 될 뿐 아니라 허리, 어깨, 무릎 등의 손상을 가져온다.
이런 훈련은 아주 기본적인 사항이다. 우리는 흔히 기본을 무시하고 더 빨리, 더 힘든, 더 어려운 기술에 집중을 하다가 손상을 입는 선수들을 많이 보곤 한다. 이 때문에 종목별 특성을 살린 체력훈련을 소홀히 하지 말고, 체력 훈련 시 자세와 균형에 유념하여 훈련한다면 경기력 향상이 가능하다.
정진욱 KISS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