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 7월 백남준 ‘워터 스크린 레이저’ 재가동
서울 소마미술관은 백남준 탄생 80주년을 기념해 그가 미국 작가 노먼 밸러드와 협업으로 만든 ‘올림픽 레이저 워터 스크린’을 7월 특별전을 통해 다시 선보인다. 분수 물 표면을 스크린 삼아 화려한 레이저쇼를 펼치는 이 작품은 2001년 첫선을 보였으나 고장으로 7년 동안 볼 수 없었다. 소마미술관 제공
백남준홀이 들어설 공간을 둘러보는 소마 미술관 이성순 명예관장(왼쪽)과 이정성 아트마스타 대표.
그가 미국 작가 노먼 밸러드와 협업으로 만든 ‘올림픽 레이저 워터 스크린’은 분수 물 표면을 스크린 삼아 레이저 쇼를 펼치는 작품으로 2001년 첫선을 보였다. 올림픽공원의 성격에 맞춰 제작된 작품은 2005년 고장으로 작동을 멈췄다. 잊혀진 작품이 새 생명을 얻고, 뿔뿔이 흩어졌던 작품들이 만나기까지 소마 이성순 명예관장과 ‘백남준의 손’으로 유명한 전자 기술자 이정성 아트마스타 대표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 잊혀진 보물의 귀환
백남준과 소마의 인연은 소마미술관 건립 이전으로 거슬러 간다. 수필가 이경희 씨의 책 ‘백남준, 나의 유치원 친구’에 따르면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조망을 해친다는 이유로 미술관 건립을 반대하는 바람에 착공이 중단됐을 때 백남준은 소꿉친구에게 편지를 보냈다. 21세기 한국의 관광업 전체를 좌우하는 좋은 프로젝트가 될 것이니 건립 추진 운동을 벌여 달라고 당부한 것.
또 이경성 초대관장은 설계 때부터 천장 높은 백남준 비디오홀을 구상하고 작품 제작을 의뢰했다. 마침내 이정성 씨의 손으로 ‘메가트론’이 설치됐으나 세월은 흐르면서 이 공간은 일반 전시실로 사용됐다. 경기 광명시 경륜장으로 거처를 옮겼던 작품은 이제야 집을 찾은 셈이다.
○ 백남준 열기의 확산
백남준홀이 문 열면 올림픽기념관에 있는 ‘금관’도 옮겨온다. 그가 꿈을 꾸면 이를 현실로 만든 이정성 씨는 작품에 얽힌 일화를 들려주었다. “신라금관이야 많지만 백제 것으로는 소마의 작품이 유일하다. 선생님이 옛 백제 땅에 자리한 미술관 특성을 살린 금관을 만들고 싶다고 해서 박물관에서 몰래 사진을 찍어 보냈다”고 일화를 들려준다. 그러자 이 관장은 “화려한 신라금관과 다른 모양새인 이유를 알겠다”며 반가워했다.
고미석 전문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