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수석 디자이너 라거펠트의 20여 년 사진작품전김한용 ‘소비자의 탄생’전, 중년 관객에게 추억 선물
카를 라거펠트의 ‘Work in progress’전.
지금까지 그는 패션사진을 비롯해 인물 누드 정물 풍경 건축 등 여러 장르를 오가며 개성 넘치는 사진을 찍어왔다.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열리는 ‘Work in progress’전은 400여 점을 통해 20여 년간의 사진활동을 돌아보는 전시다. 3월 18일까지 . 02-720-0667
전시에선 컬렉션 사진뿐 아니라 예술사진과 단편영화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접할 수 있다. “패션은 변화에 관한 모든 것”이라고 강조하는 디자이너답게 아날로그부터 디지털카메라를 섭렵하며 찍은 그의 사진작업에선 연구와 도전정신이 물씬 풍긴다. 미술가 오노 요코를 비롯해 세계적 모델과 영화배우 등 유명 인사들의 사진, 회화적 아름다움을 담은 흑백사진, 건축적 구조를 겹쳐 찍은 기하학적 이미지의 사진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전시장에는 1960년대와 70년대를 거쳐온 사람들에게 친숙한 상품광고 이미지가 즐비하다. 작품은 원색으로 촬영된 광고사진과 흑백으로 찍은 소비자사진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맥주와 소주, 요즘은 볼 수 없는 양복감이나 털실을 팔기 위한 광고와 캘린더 등 상업사진들은 아련한 향수를 일깨우면서 우리가 먹고 마시고 즐겼던 대중소비문화의 시대적 변천사를 한눈에 엿보게 한다. 중년 이상 관객들에겐 최은희 김지미 최무룡 홍세미 고은아 문희 정윤희 등 왕년의 스타들의 한창때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고미석 전문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