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수입 5년새 2배로성형-피부미용 위주서 탈피… 중증환자 치료비 절반 넘어
중국인 관광객들이 31일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 병원을 찾아가 설명을 듣는 모습. 진료나 성형 목적으로 국내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외국인이 연간 8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의료관광이 활성화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31일 한국은행의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2011년 ‘건강 관련 여행’(의료관광) 수입은 1억1560만 달러(약 1297억320만 원)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가장 많았다. 내국인이 치료 목적으로 외국에 나가 쓴 돈은 1억910만 달러(약 1224억1020만 원). 이에 따라 지난해 의료관광 수지는 650만 달러(약 73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처음으로 의료관광 수입액이 지급액을 넘어선 것이다.
의료관광 수입은 2006년 5900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2008년 6980만 달러, 2010년 8950만 달러 등으로 계속 늘어 5년 사이 두 배 가까이가 됐다. 반면에 내국인이 치료 목적으로 외국에 가서 쓴 돈은 2006년 1억1910만 달러에서 2011년 1억910만 달러로 소폭 줄었다. 이 집계는 외국인이 입국 과정에서 일정 금액 이상을 환전할 때 은행에 밝힌 여행 목적이나 신용카드 결제 사용처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보건산업진흥원은 현재 추세대로 가면 2018년 40만 명의 외국인 환자가 국내를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의료비와 관광수입은 1조5090억 원 정도가 되며 1만6691명의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이 찾는 진료과도 다원화하고 있다. 초기에는 중국인과 일본인이 성형수술이나 피부미용을 위해 한국을 찾았지만 최근에는 중증질환 환자도 늘고 있다. 특히 암과 뇌혈관 질환, 심장질환처럼 고도의 의료기술이 필요한 분야가 각광을 받고 있다. 2010년 이런 질환으로 한국을 찾은 환자는 전체의 12%인 9993명에 이른다. 이들은 의료비 수입의 절반을 넘는 550억 원을 지출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한류 열풍이 불면서 많은 외국인이 국내의 높은 의료기술을 인정하기 시작했다”며 “최근에는 중동 국가들이 특히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어 해외 환자 증가세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