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용로 외환은행장 내정자 겸 하나금융 부회장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윤용로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사진)은 외환은행 인수 성사 직후인 지난달 3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피인수된) 외환은행 직원들의 마음이 아프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그 마음을 쓰다듬어줄 것”이라며 “현재 인력 수급이 빠듯해 구조조정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3월 외환은행장에 내정됐지만 외환은행 인수가 늦어지면서 그동안 은행장이 아닌 하나금융 글로벌부문장으로 일해 왔다. 외환은행은 10일 이사회에서 윤 부회장을 차기 외환은행장으로 추대하고, 3월 중순 주주총회에서 정식 의결할 예정이다.
윤 부회장은 행정고시 21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한 뒤 2007년 12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기업은행장을 지냈다. 지난해 3월 외환은행 내정자로 영입할 때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그에게 “외환은행을 기업은행처럼 튼튼한 은행으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고, 자신도 국책은행인 기업은행보다 제약이 덜한 곳에서 일하고 싶어 수락했다고 했다. 김 회장이 사퇴 의사를 굳히면서 하나금융에서 더 큰 역할을 맡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럴 때가 아니다”라고 손을 저었다.
그는 하나금융이 약 4조 원을 들여 외환은행을 인수한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 인수가격이 비싸다는 말도 나오는데 외환은행 인수는 하나금융에 튼튼한 심장을 이식하는 일이다”라고 평가했다. 국민 우리 신한 등 3대 금융지주사보다 자산이 100조 원 이상 적은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없이 경쟁할 수 없으며, 자산이 100조 원에 불과한 외환은행도 하나은행과의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부회장은 “환자가 아파 튼튼한 심장이 필요한데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싸구려 심장을 이식해서야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1989년 재무부에 근무할 때 당시 국책은행이던 외환은행의 민영화 작업을 맡아 남다른 애착이 있다”며 “외환은행 직원 수가 7600명으로 서울, 충청, 보람 등 하나금융이 이전에 합병한 은행의 직원 수보다 훨씬 많아 하나금융 내 최대 인원이 되는 만큼 당당하게 업무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