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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합의 공개 이정렬 판사 “억울함 밝히려 하지 마라”

입력 | 2012-02-02 03:00:00

징계위 회부 심경 담아 페북에 ‘보왕삼매론’ 올려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 마라. 억울함을 밝히면 원망하는 마음을 돕게 되나니, 그래서 성현이 말씀하시되 ‘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하는 문을 삼으라’ 하셨느니라.”(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

영화 ‘부러진 화살’의 실제 주인공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에 대한 재판 합의내용을 공개해 대법원 징계위원회에 징계가 청구된 창원지법 이정렬 부장판사(43·사법시험 33회)가 지난달 31일 오후 7시 반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인용한 글 외에 다른 언급은 없었지만, 징계위 회부 등에 대한 심경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불교의 가르침인 보왕삼매론은 수행 과정에서 생기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10가지 지침을 담고 있다.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마라.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하는 마음이 생긴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억울해도 밝히려 하지 말라는 대목은 영화 부러진 화살에 대해 이 부장판사에게 쏟아진 오해와 비난에 대해 해명하는 과정에서 재판부의 합의내용을 공개하게 돼 징계위에 회부된 상황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 부장판사가 올린 글에 대해 팔로어들은 “기사를 보고 소식을 들었다”며 “힘내라”고 응원의 글을 남겼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