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진출? 일부러 기획한 적 없다”● “‘파파’ 속 나, BB크림도 생략한 진짜 내 민낯”● “이젠 절 편안하게 받아주시길”
‘고긍정’.
배우 고아라(22)에게 딱 맞는 별명이다.
게임 속에서 막 튀어나온 듯 작고 귀여운 얼굴, 연한 갈색 눈동자, 가늘고 긴 팔다리 등 연예인의 신체 조건을 타고났다. 하지만 그는 노력파에 가깝다.
두 작품이 2주 간격으로 개봉해, 한 달간 꼬박 쉬지 않고 홍보 일정을 소화했다. SBS ‘강심장’에선 무슨 이야기를 해도 영화 홍보로 끝나는 화술을 보여줬고, KBS 2TV ‘해피투게더’에서는 무심한 표정으로 코믹 댄스를 선보였다.
그래도 고아라의 에너지는 멈추는 법이 없다. 독감에 걸려 담요로 몸을 꽁꽁 싸매고 있어도 인터뷰를 시작하자 활짝 웃는다. 그리곤 씩씩하게 배즙을 들이켜고 또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냈다. 주연배우로서의 투철한 책임감이 ‘파파’의 준과 똑 닮아있다.
-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복학하면 4학년이겠네요.
“‘파파’ 때문에 지난 가을학기에 휴학했었어요. 학교는 열심히 다니고 있어요. (김)소은이, (김)범이가 동기에요. 학교생활이 워낙 재미있어요. 중·고등학교 때 비해 스케줄 조절도 가능하니까 재미가 남달라요. MT도 가고, 동기 모임도 자주 해요. 학점 받는 재미도 쏠쏠해요. 출석도 꾸준히 하고, 밤새 리포트를 쓰기도 하고…. 학점이요? 나쁘지 않다는 것만 알려 드릴게요. (웃음) 교수님들도 많이 예뻐해 주세요.”
“아이고~! (이)윤지 언니가 많이 이야기해줘서 알았어요. 격려도 많이 해주시고요.”
- 수업 시간에 앞자리에 앉고, 필기나 정리 잘하고, 그럴 거 같아요.
“어머, 기자님은 혈액형이 어떻게 되세요? 전 A형인데, 정말 그래요! 매일 일기 쓰고, 일정 정리하고, 해야 할 일 되짚어 보고…. 어렸을 땐 스티커 붙이고, 색칠하고 꾸미기도 했어요.”
- ‘해피투게더’에서 날개댄스를 무표정으로 열심히 췄어요.
- ‘파파’는 6개월동안 미국 애틀랜타에서 촬영했어요. 이전에도 몽골, 일본, 홍콩 등에서 장기 촬영을 하기도 했고.
“저 몽골 가이드 할 수 있어요! 울란바토르에 1달 넘게 살았거든요. 많이 물어봐 주시는데, 해외 진출을 일부러 준비한 적은 없어요. 우연히 기회가 된 거에요. 이곳 저것 다니면서 좋은 경험을 많이 했어요. 일본 영화 ‘푸른 늑대-땅 끝 바다가 다하는 곳까지’ 는 기대도 안 했어요. 아시아를 통틀어 4만 대 1의 경쟁률이었으니까요.”
하지만 해외 활동을 병행하면서 한동안 국내에서는 ‘공주 이미지’의 CF 스타로 이미지가 굳었다. 얼굴이 예쁜 그는 얼마 전엔 한 미국 사이트에서 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 2011’ 12위에도 올랐다.
“분에 넘치게 감사해요. 하지만 이제는 캐릭터로 예뻐 보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요. (외모가 강조되는 것) 덕분에 배우로서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고요. 스트레스까지는 아니지만 작품을 고를 때 고심해요. 평상시엔 화장도 거의 안 하고 콩나물국밥처럼 한식 좋아하는데 말이죠. ‘파파’도 노 메이크업이어서 좋아요. 사실 현장에서 BB크림 바를 시간조차 없이 바쁘기도 했고요.”
- 아버지가 군인입니다. 전에는 군대식 ‘다나까’ 말투를 써서 사람들이 놀랐다고.
“전 너무 자연스러우니까 지금도 가끔 그런 말투를 써요. ‘안녕하십니까’,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선배님’ 이렇게요. 선배님들은 씩씩하게 말한다고 귀여워해 주세요. 아무래도 군인 아버지, 선생님 어머니 아래서 자라서 그런지 예의를 중요하게 배웠어요. 선배님들도 잘 따르는 편이고요. 어느 날 휴대전화를 보니까 10대부터 50대까지 여러 번호가 저장되어 있더라고요.”
고아라는 중학교 2학년 때 오디션 보는 친구를 따라왔다가 SM엔터테인먼트의 1기 연습생이 됐다. KBS 2TV ‘반올림’(2003~2006)으로 스타덤에 올랐고, 일본을 오가며 연예 활동을 했으니 평범한 중·고등학교 생활은 아니었을 터.
- 학창시절 일탈이나 반항을 한 적이 있나요?
“부모님은 굉장히 개방적이신데, 전 오히려 보수적이에요. (일탈이나 방황을) 크게 겪은 적은 없어요. 그렇다고 아예 없다곤 할 수 없어요. 남들이 겪는 정도? 물론 사회 경험을 일찍 시작해 바삐 활동하다 보니 그럴 시간이 없기도 했어요. 근래에 들어 배우 고아라로서, 인간 고아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을 많이 하게 됐죠.”
- 운명을 기다린다고 했는데요, 이상형이 어떻게 되나요.
“음, ‘필~’이 통하는 사람이요. 외형적인 건 딱히 없어요. 실은 미팅이나 소개팅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매번 친구들에게 전해 듣기만 하고. 곧 방송될 SBS ‘런닝맨’에서 파트너 고를 때 한 미팅이 처음이었어요. 첫 미팅을 (유)재석 오빠, 하하 오빠와 했죠. 하하.”
- 마지막으로 영화 ‘파파’를 홍보하자면.
“‘파파’는 감히 굉장히 특별하다고 말씀드릴게요. 신선한 소재와 가슴 찡한 감동, 또 통쾌한 웃음이 있어요.”
‘강심장’에서 보여줬듯 성실한 영화 홍보가 약 2분간 이어졌다.
동아닷컴 김윤지 기자 jayla3017@donga.com
사진 | 동아닷컴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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