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모나리자’는 복제품 또는 위작이 수십 점에 이른다. 그중 원작과 거의 동시에 그려졌고, 원작에 가장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는 복제품이 발견돼 미술계가 반가워하고 있다. 모나리자는 다빈치의 최고 걸작일 뿐 아니라 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다빈치를 몹시 아꼈던 프랑스의 왕 프랑수아 1세는 1517년 “이제부터 내 곁에서 작품 활동을 하라”며 로마에 있던 65세의 다빈치를 프랑스로 초청했다. 다빈치가 프랑스로 가져간 작품 3점 중 하나가 모나리자였다. 프랑수아 1세는 모나리자를 구입해 퐁텐블로 성에 들여놓았다. 이 성의 예술품수집관 1층의 욕실은 모두 7개의 방으로 이뤄져 있었는데 모나리자는 휴게실에 걸려 있었다.
▷그 후 모나리자는 태양왕 루이 14세의 갤러리, 재무장관의 응접실, 나폴레옹과 조제핀의 침실 등을 옮겨 다니다가 1911년 루브르 박물관에서 도둑맞았다. 도둑은 2년 반 뒤 우연히 붙잡혔고 루브르는 모나리자를 겨우 되찾았다. 전시 도중 한 미치광이가 던진 돌에 맞는 일도 있었다. 숱한 곡절에도 모나리자가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은 그림이 비단이나 캔버스가 아니라 포플러 나무판 두 장을 덧대 이은 튼튼한 판재 위에 그려졌기 때문이다. 지금은 두꺼운 방탄유리의 보호를 받고 있다.
▷모나리자는 완성되자마자 단번에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입술 가에 머금은 듯 만 듯, 속마음을 알 수 없는 미소 때문이었다. 이 신비로운 미소는 다빈치가 창안한 ‘스푸마토’ 기법이 만들어 낸 것. 이탈리아어로 ‘연기처럼 증발되다’라는 뜻의 스푸마토는 회화에서 윤곽선을 흐려 윤곽 및 색조의 변화를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기법이다. 보는 사람의 눈에 따라 감정이 달라 보인다.
▷이 미소에 대한 찬사는 동시대의 전기 작가 조르조 바사리의 다빈치 전기에서 처음 나온다. 바사리는 이 책에서 “눈썹은 모공에서 솜털로 시작해 점차 짙어지는 터럭들이 하나하나 솟아나와… 발그레한 작은 콧구멍… 목우물에서 뛰는 맥박”이라고 써 ‘작품을 보지 못한 채 소문만 듣고 책을 썼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이번에 발견된 복제품은 원작과는 달리 눈썹도 있고 색조도 밝다. ‘바사리가 이걸 보고 쓴 것’이라는 논란이 일 것 같다.
허승호 논설위원 tige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