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까지 자산 3배로 키우겠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5월 ‘DGB금융지주’로 바뀌었다. 대구은행을 중심으로 대경교통카드 사업을 하는 ㈜카드넷과 채권추심 업체인 ㈜대구신용정보를 합쳐 그룹으로 출범한 것이다. 지난달에는 첫 자회사로 ㈜DGB캐피탈을 설립해 그룹은 4개 회사로 늘었다.
대구 수성구 수성동 대구은행 본점 9층 집무실에서 만난 하 행장은 “지금까지 대구은행이 지역민과 한몸처럼 부대끼며 쌓은 정은 너무도 소중한 재산이지만 은행에만 머물면 퇴보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지주그룹은 뿌리 깊은 나무에서 새로운 가지가 돋아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은행은 ‘존경받는 30대 기업 금융권 1위’(동아일보)와 ‘기업신용 최고 등급’(한국기업평가) 등 여러 면에서 우량은행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는 경북 김천 성의상업고(현 성의고)를 수석 졸업하고 1971년 대구은행에 입사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죽어도 은행원이 돼야 한다”고 다짐하며 공부했다. 입사 후에는 당시 행훈(行訓)인 ‘친절 정확 신속’을 책상과 가슴에 새기고 일했다. 2009년 은행장이 됐지만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은행원이 ‘기본’이고 ‘초심’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다고 했다.
하 행장은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본점 3층에 있는 금융박물관을 둘러본다. 대구은행의 역사를 보여주는 자료 수백 점이 전시돼 있다. 처음 예금을 한 박정희 대통령의 10만 원짜리 전표도 있다.
그는 ‘금융(金融)’의 뜻을 모든 직원이 절실하게 가슴에 새겼으면 하는 바람이 강했다. 돈만 주고받는 기계적인 금융기관이 아니라 ‘소중하고 귀한 것(金)’을 ‘따뜻하게 녹이는(融)’ 은행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하 행장은 “‘융’에 들어 있는 융합과 화합, 번창, 밝음, 즐거움, 따뜻함, 소통은 대구은행이 추구하는 가치”라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지주’를 버팀목이라는 뜻의 지주(支柱)로도 이해했다. DGB금융지주가 지역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는 마음이다.
자녀를 두지 못했기 때문인지 직원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 씀씀이는 잘 알려져 있다. 하 행장은 “직원들이 고객을 진정으로 가족처럼 여기는 금융정신이 대구은행의 어제와 오늘을 이끌어왔고 내일을 여는 에너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