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트겅체첵 담딘슈렌 한국외국어대 몽골어과 교수
서울은 인구밀도가 높고 한국인과 외국인이 어울려 사는 세계적 도시다. 그에 걸맞게 지하철 시설은 세계에서 최고 수준으로 평가할 만큼 깨끗하고 편의시설들을 제대로 갖추고 있다. 나 역시 출퇴근할 때 지하철을 가장 많이 이용한다. 지난 몇 년 동안 한국에 살면서 지하철을 탈 때마다 외국인 입장에서 보고 느낀 것이 많다.
지하철에서 사람들은 책을 읽거나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다. 요즘엔 영화를 보는 사람도 많다. 때로는 뜨개질을 하거나 화장을 한다. 곤히 자다가 갑자기 일어나 입구로 달려가기도 한다. 작은 수레를 밀면서 물건을 파는 사람도 있고 어려운 환경을 호소하며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도 있다. 다양한 모습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지하철 풍경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보고 있으면 벌써 내릴 역에 도착하곤 한다. 그러나 지하철에서 재미있고 좋은 경험만 한 것은 아니다.
길가에서 도움이 필요한 어른들을 부모처럼 생각하는 것, 즉 오늘의 나를 있게 한 부모, 이젠 늙어서 혼자 생활이 어려운 어른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배려는 그리 어렵지 않다. 아무리 시간이 없고 바쁘더라도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상대의 말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들어 주면 그 사람은 아주 감사하게 생각하고 다른 사람에게 똑같이 도움을 주고 배려할 것이다.
한국인들의 인문정신은 배려하는 문화에 기반하고 있다. 특히 한국인은 정이 많고 따뜻한 감성을 가진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 타인을 공경하고 존경하는 마음은 집안 어른에 대한 효심에서 비롯된다. 이런 자세로 세상의 일을 대한다면 대한민국의 이미지도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반도체 제철 자동차 부문의 발달이 세계적으로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한국 사람들 특유의 전통적인 배려문화가 더욱 확산돼 경제강국 이상의 문화선진국으로 세계인의 인정을 받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어트겅체첵 담딘슈렌 한국외국어대 몽골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