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을 찾아오는 분들에게 물어보면 “금연이 작심 10일에 그쳤다” “탄수화물을 줄이기 어렵다”며 새해 목표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말을 한다.
이런 분들에게는 “2012년 목표는 단 하나, 몸무게를 3kg 빼자”는 식으로 목표 수정을 할 것을 권하고 있다. 여러 목표 중 3kg 감량, 이것 하나만 달성해도 올해 건강관리는 대성공이다. 쉬워 보이지만 만만한 목표는 아니다. 매년 건강검진을 받는 열 명 중 한 명 정도가 성공한다.
한 달에 4∼5kg을 쉽게 빼는 사람치고 1년 이상 성공한 사람은 극히 드물다. 체중은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감량 후 체중을 오래 유지하는 게 더욱 어렵다. 최소 6개월간은 체중을 유지해야 하고, 그 상태로 1년 정도 지나면 진정한 자기 체중이 된다.
3kg이 주는 효과는 생각보다 훨씬 크다. 주변 사람들이 살 빠졌다고 말할 것이다. 옷을 입으면 스타일이 살아난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지고 지방간이 좋아졌다는 말을 듣는다. 목표 도달 후 내가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나열해 보는 것은 체중 감량의 진정한 동기로 작용한다.
체중감량 속도는 1개월에 1kg씩 3개월 완성 프로그램을 권한다. 서서히 감량을 하는 것은 인체가 적응할 시간을 주고 요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또 다이어트를 하면서 느끼는 고통을 최소한으로 줄여 ‘즐겁고 행복한 다이어트’로 만들 수 있다.
음식은 평소 양의 10%를 덜고 먹는 것이 핵심이다. 밥 두 숟가락 정도를 미리 덜고 먹으면 된다. 이 정도면 옆 사람이 봐도 티가 안 날 정도의 양이다. 이보다 양을 더 줄이면 3일은 참을 수 있지만 3개월을 참기는 어려워진다. 금지 음식은 딱 3가지만 설정한다. 내가 평소 많이 먹는 음식 중 다이어트에 가장 좋지 않은 3가지를 정한다. 삼겹살, 피자, 과자가 선택되었다면 이 세 가지는 금지 음식이 된다. 아예 먹지 않는 것을 지키지 못한다면 주 1회까지는 먹는 것을 허용해도 된다. 물론 먹을 때만큼은 즐겁게 먹는다.
권영훈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교수
마감 시간(deadline)도 감량의 필수 조건이다. 지금부터 시작한다면 무슨 수를 써도 5월에는 인증샷이 떠야 한다.
권영훈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