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 줄고 생산비용은 비싸미쓰비시, 네덜란드 공장 폐쇄 결정… 스즈키, 泰 생산車 역수입 판매 계획
1990년대 초반 유럽의 왕성한 구매력에 기대를 걸고 유럽 시장에 속속 진출했던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발을 빼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로 자동차 수요 전망이 밝지 않은데다 한국 등 신흥 메이커와의 유럽시장 경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자동차가 2013년까지 네덜란드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이 공장에서는 소형승용차 ‘콜트’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웃랜더’ 2종을 생산해 왔는데 최근 수년간 적자가 이어져 왔다. 연간 생산능력이 20만 대 규모임에도 실제 생산은 이를 크게 밑돌아 지난해 4∼12월 유럽지역 영업적자가 114억 엔에 이르렀다.
1990년대 초반 무렵만 해도 유럽은 독일 통일과 동유럽 사회주의국가의 시장자본주의 도입으로 높은 성장이 기대됐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앞다퉈 유럽에 공장을 세우거나 현지 공장을 인수했다. 미쓰비시가 네덜란드 공장을 인수한 것도 1991년이다.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은 유럽의 대안으로 성장성이 높고 생산비용도 저렴한 동남아시아를 눈여겨보고 있다. 미쓰비시는 유럽 공장을 포기하는 대신 현재 400억 엔을 들여 짓고 있는 태국의 소형자동차 공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러시아, 브라질, 중국 등 신흥시장의 생산비중을 높여 유럽 등 세계 시장으로 수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스즈키자동차는 2014년부터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한 배기량 1000∼1200cc의 콤팩트카를 일본으로 역수입해 판매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