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원 사칭해 협박… 상가서 수십만원 갈취 시도
“당신 가게가 쓰레기 바다가 돼도 상관없다 이거지?”
지난달 30일 오후 7시 20분경 서울 마포구 용강동의 한 술집. 작업복 점퍼와 군복 바지 차림을 한 남성 3명이 나타나 혼자 가게를 지키던 주인 이모 씨(40)를 에워쌌다. 이들은 “정월 대보름(6일)을 앞두고 용강동 내 음식물 쓰레기를 치우는 환경미화원들이 모여 윷놀이를 하고 있는데 떡값으로 50만 원을 내놔라”고 했다. 주인 이 씨가 “무슨 떡값이 그렇게 비싸냐”고 항의하자 일행 중 이모 씨(53)는 “돈을 주지 않으면 당신 가게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는 앞으로 수거하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우연히 이 광경을 본 주인 이 씨의 지인은 이를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마포구 일대를 돌며 환경미화원을 사칭해 크리스마스와 설날, 정월 대보름 떡값으로 6차례에 걸쳐 2만∼50만 원씩 총 75만 원을 가로채려다 미수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일정한 직업 없이 혼자 월세방에서 생활하는 이들은 이런 수법으로 월세와 생활비 등을 충당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