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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학교폭력 방조’ 담임교사 또 수사

입력 | 2012-02-08 07:13:00

피해학생 부모 "담임 등 직무유기" 진정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아버지가 담임교사에 대해 직무유기 혐의로 진정서를 제출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는 서울 양천경찰서가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담임교사를 같은 이유로 불구속 입건한 데 이은 두 번째 사례로, 교사들의 학교폭력 대응에 대한 처벌수위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8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중학교 1학년 A(13)군의 아버지는 최근 학교 교장과 담임, 학생부장교사, 상담부장 교사가 학교폭력을 은폐했다며 4명을 상대로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그는 "아들이 동급생으로부터 수십차 례에 걸쳐 폭행당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입었다"며 "담임교사와 교장은 학교폭력을 사전에 막지 못한 데다 은폐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담임교사에게 폭행과 성추행 등 사실을 언제 알았냐고 묻자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시인했다"며 "그럼에도 훈계 정도 이외에 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고도 말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담임교사가 집단 폭행 장면을 직접 목격하거나 소원수리를 통해 폭행사실을 접하고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가해 학생들은 A군의 바지를 벗기고 자위행위를 강요하거나 주먹과 발 등으로 집단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조만간 담임교사 등 피진정인 4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진술을 들을 계획이다. 앞서 경찰은 학교 측의 A군 아버지를 상대로 진정인 조사를 마쳤다.

경찰은 조사결과 피진정인들의 혐의가 인정되면 피의자 신분으로 바꾸어 입건할 방침이다.

해당 학교 교장은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성실하고 열심히 근무하며 학생들을 보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교측 조치에 대해 피해자 부모에게 충분히 설명을 했으나 믿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모든 사실 관계는 경찰 조사가 끝나면 밝혀질 것이다. 지금 더 이상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학교 관계자는 "부모로부터 이야기를 들은 것이 작년 12월이었다. 1년 가까이 폭행을 당했다고 하지만 이전까지는 별다른 문제제기가 없었고 학교에서도 미처 이를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제기를 접한 후에는 관련 학생을 모두 조사하고 교육청에 사실을 보고하는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했다"고도 덧붙였다.

A군의 담임교사는 이날 전화를 받지 않아 해명을 들을 수 없었다.

폭행에 가담한 동급생 7명은 이미 조사를 마치고 가정법원에 송치됐다. 이들은 작년 3월부터 12월까지 학교와 근처 동네에서 상습적으로 A군을 폭행하고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전날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담임교사를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한 양천경찰서는 조만간 해당 교사를 재소환해 조사하는 등 보강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학교 교장과 교감, 학생부장 등은 추가 소환 조사는 하지 않을 예정이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