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수서 고속화도로 지하화 백지화
○ 지하화 대신 방음터널로
성남시 관계자는 “분당구 서현동 매송지하차도에서 야탑동 벌말지하차도까지 약 1.88km 구간을 지하화하는 사업은 현실적으로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그 대신 방음터널 설치를 대안으로 검토 중”이라고 8일 밝혔다.
그러나 국토해양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성남시 등 관련 기관들의 개발이익금 산정 협의는 아직까지 마무리되지 않았다. 그 사이 분당∼수서 도로 지하화에 필요한 사업비는 2060억 원에서 3135억 원으로 1000억 원 이상 올랐다. 게다가 2008년 판교신도시 입주가 시작돼 우회도로 확보도 어렵게 됐다. 무리하게 지하화 공사를 진행할 경우 주변 지역에 심각한 교통대란이 불가피하다.
결국 성남시는 지하화 대신에 방음터널 설치를 선택했다. 방음터널 공사비는 약 1700억 원. 지하화에 비해 공사비 부담과 교통대란에 대한 우려를 줄일 수 있다. 지난해 10월 이 지역의 아파트에서 소음을 측정한 결과 주간 70.2dB(데시벨), 야간 69.4dB로 나왔다. 이는 환경정책기본법의 도로변 소음기준치(주간 65dB, 야간 55dB)를 넘어선 것으로 어떤 방식이든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이원대 성남시 도로시설팀장은 “지하화하면 사업비도 많이 들지만 무엇보다 교통문제가 우려된다”며 “차량 정체가 용인시 경계부터 서울시 경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지하화는 어렵다고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 ‘공약(空約)’ 논란
성남시 결정에 대해 일부 주민은 수긍하는 분위기지만 상당수 주민은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무엇보다 분당∼수서 도로 지하화 사업이 선거 때마다 발표된 후보들의 단골 공약이었기 때문이다.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를 비롯해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거의 모든 후보자가 지하화를 약속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