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데이(2월 14일)는 초콜릿업계의 가장 큰 대목이다. 연간 초콜릿 판매량의 3분의 1가량이 2월에 판매된다. 밸런타인데이는 여자가 남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알려져 있다. 사랑하는 남녀를 황제 허가 없이 몰래 결혼시켜 준 죄로 순교한 로마시대 사제 성 발렌타인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하지만 초콜릿을 주고받는 풍습은 백화점과 제과업계가 만들어낸 상혼(商魂)이다. 장삿속 밝은 일본 제과업계가 이날 초콜릿을 선물하자는 캠페인을 벌여 성공한 뒤 한국에도 상륙했다. 초콜릿이 그날 많이 팔리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뜻이다. 여성이 사랑을 고백할 때 초콜릿은 필수품처럼 돼 버렸다.
▷초콜릿의 주원료인 코코아는 카카오나무의 열매다. 전 세계 카카오의 70%가 코트디부아르, 가나 등 서남아프리카에서 생산된다. 10m가 넘는 카카오나무에 올라가 콩을 수확해 씨를 빼내고 말리는 일을 하는 근로자 대부분이 6∼12세 어린이다. 몸집이 큰 어른이 되면 원숭이처럼 나무를 타기 힘들다. 온종일 일하느라 학교도 포기하는 아이가 많다. 이들이 뙤약볕에서 일해 받는 하루 1달러 미만의 돈으로 가족이 생계를 이어간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