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와 UDT 출신으로 기업체 주요 인사의 경호를 전담하는 민간군사기업(PMC) 요원들이 방탄복과 소총으로 무장한 채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작은 사진은 이라크 현지에서 자동차 납치에 대비한 훈련을 하고 있는 요원들. 인텔엣지 제공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2000년대 중반 국내의 한 경호업체가 겪은 실제 이야기다. 현재 국내에는 해외 위험지역에 진출하는 기업들을 경호해주는 민간군사기업(PMC·Private Military Company)이 10여 곳에 이른다. 인텔엣지, 블렛케이 등이 국내 대표적 PMC로 꼽힌다.
이라크나 리비아 등 치안이 불안하지만 대규모 건설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으로 진출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PMC 수요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일부 위험국가는 아예 PMC를 동반하는 조건으로 입국 비자를 내주고 있어 이런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이들은 무장경호와 공사현장 방호, 무장차량 호송 등을 주로 담당한다. 요원마다 저격, 통신, 장비 등 주특기 분야가 있다. 경호 외 숙소와 음식을 책임지는 PMC도 있다. 경호직원들이 다루는 장비는 전시를 방불케 한다. 수류탄 폭발을 견디는 방탄차량은 도요타 랜드크루저를 개조해 사용한다. 대당 가격이 1억8000만 원에 달한다. 경호원들은 소총 AK-47과 저격용 총 MSG-90, 미군들이 주로 사용하는 소총 M-4, 권총 글록-17 등으로 중무장한다. 방탄차량과 총기는 모두 현지에서 조달해 사용한다. 구입 방법과 루트는 특급 ‘보안사항’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외 경호업체 시장은 연 30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한 경호업체 관계자는 “건설공사 수주금액의 5∼10%가 해외 경호비용으로 책정된다”고 귀띔했다. 5인 경호원 기준 하루 경호비용은 800만 원 수준이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