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졸업 시즌… 그들은 누구보다 빛나는 졸업장을 손에 쥐었다충청대 복지학부 김주봉 씨 “공부 계속해 시설 열고싶어”
9일 오전 열린 충북 청원군의 충청대 졸업식에서 학사모를 쓴 김주봉 씨(58·여·사진). 그녀는 2008년 이 대학 사회복지학부(사회복지상담학과)에 입학해 자식뻘 되는 어린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평점 4.3점(4.5점 만점)이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식장에 당당히 섰다.
1975년 배재대에서 유아교육 전문 학사를 받은 뒤 평범한 가정주부 생활을 하던 김 씨가 23년 만에 다시 대학문을 두드리게 된 것은 큰아들(30) 때문이었다. 또래 아이들과 별반 다를 게 없이 잘 자라던 아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간 뒤 기대와 달리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학업도 따라가지 못했다.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지적장애(2급) 진단을 받았다.
그녀는 사회복지를 체계적으로 공부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고, 고교 교사인 남편과 둘째아들 등 가족의 응원 속에 충청대(만학도 전형)에 입학해 공부에 몰두했다.
상담학은 물론 유아교육과 아동복지를 함께 배운 그녀의 꿈은 아들처럼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
김 씨는 “여건이 된다면 장애인 보호 작업 시설을 운영하고 싶다”며 “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 내년에는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