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라임 할레비 전 모사드(이스라엘 정보기관) 국장
이란은 그동안 시리아에 막대한 자원을 쏟아부었다. 시리아 전역에 이란 혁명수비대 기지가 배치돼 있고, 이란제 무기가 제공됐다. 또 군사 고문들까지 활동하고 있다. 이란이 배후 조종하는 헤즈볼라는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항거한 국민을 학살하는 데 참여하고 있다. 이란은 시리아에 대한 자국의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지만 이스라엘과 서방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이를 막아내야 한다. 이란을 시리아에서 몰아내는 것은 이스라엘 안보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 과정에서 혼자 행동해서는 안 된다. 미국, 러시아, 아랍 국가들이 포함돼야 한다. 이후 아랍연맹이 개입해 새로운 정치세력이 권력을 넘겨받을 때까지 안정을 보장해야 한다. 시리아 내 이란 영향력 차단 시도는 강도 높은 경제제재나 군사행동보다 국제사회의 안보 및 상업거래에 미치는 위험이 덜하다.
러시아는 시리아 지중해 항구인 타르투스와 라타키아를 계속 사용하기를 원하고, 시리아에 계속 무기를 수출하기를 바라고 있다. 미국이 이런 러시아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리비아 때처럼 러시아를 배제하지 않는다면 알아사드의 몰락을 촉진시킬 것이다.
만약 시리아에서 이란의 지배력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알아사드 퇴진 이후 들어서는 새 정부와도 끈끈한 관계를 맺게 될 것이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어느 지점이든 타격할 수 있는, 시리아의 화학무기 탑재 미사일을 통제하면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이스라엘로서는 ‘예방’하는 것 외에 다른 도리가 없다.
다행스럽게도 알아사드 정권은 자신도 모르게 이란의 위협 수준을 떨어뜨리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이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시리아 내 이란의 지배력은 손상되지 않은 채 유지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국제사회는 이란을 상대로 한 군사행동이냐 아니면 더 강력한 제재냐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받게 될 것이다. 강력한 제재는 국제유가를 치솟게 만들고 세계경제에 충격을 줄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는 이 두 가지 모두를 원치 않고 있다. 시리아 사태는 제3의 선택을 만들고 있다. 우리는 이를 무시할 만큼 호사를 누릴 처지가 아니다.
뉴욕타임스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