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4월 후진타오 중국 부주석이 미국을 방문하자 워싱턴에 “후가 누구냐(Who is Hu)”는 농담이 나돌았다. 후(Hu) 부주석이 그해 11월 공산당 총서기에 올라 10년간 중국을 이끌 거물인데도 미국은 그를 너무 몰랐다. 13일 시작되는 중국 차기 지도자 시진핑의 방미(訪美)는 10년 사이 미중의 위상 변화를 잘 보여준다. 미국은 시 부주석을 환대하기 위해 광둥 성장을 지낸 그의 아버지가 32년 전 방미 당시 찍은 사진을 찾아내 선물로 준비했다.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은 시 부주석이 1985년 방문했던 아이오와 시골마을까지 동행한다. 브레진스키의 한국 핵 필요론은 현실로 다가온 미국의 쇠퇴와 중국의 팽창을 반영한 것이어서 단순한 예측 이상의 무게를 갖는다.
▷한국에서도 핵 필요론이 제기된 바 있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북핵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전술 핵무기 재배치를 주장했다. 이후 게리 세이모어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이 “한국이 전술핵무기 재배치를 공식 요구한다면 응할 것”이라고 말해 관심을 증폭시켰다. 북핵 폐기 관철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위(自衛) 차원에서 핵개발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방형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