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경선… BBK 신문… 정치-권력 다룬 작품 흥행몰이
최근 흥행 돌풍을 일으킨 한국 영화의 공통 코드가 있다. 사법부를 정면 비판한 ‘부러진 화살’부터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코믹하게 그린 ‘댄싱퀸’, 범죄 액션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까지 모두 정치와 권력을 다룬다는 점이다. 총선과 대선을 앞둔 올해 “영화도 정치를 담아야 뜬다”는 분석이 나온다.
○ 댄싱퀸, ‘기호 2번 파란색 띠’ 두른 주인공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인권 변호사를 그린 영화 ‘댄싱퀸’(위쪽)과 부산 세관 공무원의 거물 법조 브로커 변신기를 보여주는 ‘범죄와의 전쟁’. JK필름·쇼박스㈜미디어플렉스 제공
댄싱퀸이 꼭 야당 정치인만 부각한 건 아니다. 정민은 파란색의 기호 2번 띠를 두르고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다. 기호 2번은 야당의 상징이지만 파란색은 여당인 옛 한나라당의 상징색이다.
○ 부러진 화살, BBK 문제 우회 공격?
석궁테러사건을 소재로 한 ‘부러진 화살’에도 정치적 메시지가 깔려 있다. 영화는 교도관이 펼친 신문을 몇 초간 포착하는데, “BBK 문제가 있으면 대통령직을 내놓겠다”는 기사 제목과 이명박 대통령의 사진이 나온다. 이 대통령을 비판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민주통합당 문성근 최고위원이 작품의 영화화를 제안했다는 점도 분석에 설득력을 더한다.
신문 속 제목은 흥미롭게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화법을 동시에 연상시킨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한나라당 대선자금의 10분의 1 이상을 썼다면 대통령직을 내놓겠다”고 했었다.
○ 범죄와의 전쟁, 엄 실장은 엄삼탁이 모델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