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십자
녹십자는 무엇보다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혈액제제와 백신 등 주력 분야에서 새 시장을 열 계획이다. 녹십자는 “매년 매출액의 7∼8%를 R&D에 투자해 왔는데 올해부터는 이를 1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희귀의약품, 합성신약, 천연물신약 등으로도 R&D망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녹십자는 우선 주력분야인 혈액제제와 백신 부문에서 세포배양이나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활용해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녹십자는 “미국 면역글로불린제제 시장규모는 약 28억 달러에 이르고 연평균 5%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에는 알츠하이머 증상 완화에도 효과가 있음이 밝혀져 앞으로 더 큰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녹십자는 백신 부문에서 수두백신의 생산성 향상과 독감백신의 품목다변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수두백신은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개발 진입장벽이 높은 약품 중 하나로, 세계적으로 녹십자와 다국적 제약사 등 3개 기업만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녹십자는 “수두백신은 세계 시장규모가 약 25억 달러에 달해 시장의 일부만 점유해도 수천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독감백신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으로 3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독감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 승인을 받은 제조사가 녹십자와 노바티스, GSK, 사노피 파스퇴르 등 4곳에 불과해 시장 환경이 유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외에도 녹십자는 종전에 혈우병 치료제를 개발, 공급한 경험을 바탕으로 공급이 부족한 희귀의약품 시장에 더 적극적으로 진입할 계획이다. 희귀의약품은 개발 필요성이 절실함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시장성 때문에 연구개발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녹십자는 헌터라제 외에도 파브리병 치료제 개발 등 희귀 의약품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파브리병은 당지질의 선천성대사이상으로 심근경색증, 신장 이상 등 여러 증세를 일으키는 유전병이다. 파브리병 역시 세계적으로 단 2가지 치료제만이 개발돼 쓰인다. 녹십자는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을 통해 신흥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 중국 등 거대시장 진출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