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트트레이닝 코치가 손안에…
운동을 시작하리라 결심하고 동네 근처의 피트니스센터에 등록했다. 그러나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래서 지난해 11월 말에 0.99달러를 내고 운동법을 가르쳐주는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 ‘디자인 유어 보디(Design Your Body·사진)’를 내려받았다. 그렇게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앱에 키와 몸무게를 입력했다. 비만도를 표시하는 신체질량지수가 무려 26.05. 틀림없는 비만이었다. 앱에는 부위별 운동법에 대한 설명과 전문가가 직접 운동하는 모습을 친절하게 보여주는 각종 동영상이 빼곡하게 담겨 있다. 요일별로 해야 할 운동을 소개한 운동 프로그램도 유용하다. ‘언제까지 비만으로 살 텐가’라는 도발적인 프로그램이 눈에 띄었다. 다소 불쾌했지만 “그래, 비만으로 살 수 없어”라고 고개를 끄덕이며 프로그램이 안내한 대로 스트레칭부터 했다.
피트니스센터에서 진짜 개인 트레이너에게 배우려면 한 달에 60만∼100만 원의 강습료를 내야 한다. 기자는 단돈 1000원에 전문가를 모신 셈이다. 프로그램 중에는 인기 배우의 운동법을 소개한 ‘이정재 가슴 권상우 복근 김종국 팔 따라잡기’도 있었다. 이대로 운동하는 순간만큼은 기자도 이정재 권상우 김종국의 몸매가 되리라는 착각(?)도 했다. 운동량을 앱에 기록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니, 운동이 하나의 ‘게임’같다는 느낌도 늘었다. 무거운 역기를 드는 게 노동이 아니었다.
그렇게 석 달이 흘렀다. 피트니스센터를 둘러보니 스마트폰을 보며 운동하는 사람이 곳곳에 눈에 띈다. 이런 이들을 위해 서울대병원과 SK텔레콤은 의사가 운동법과 식단을 처방한 뒤 이 정보를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에 보내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운동과 정보기술(IT)의 결합이 가져온 변화다.
그렇다면 앱으로 운동한 기자의 몸무게는 어떻게 변했을까. 비밀이다. 궁금하다면 지금 당장 1000원 정도 내고 앱을 내려받은 뒤 몇 개월 운동을 해서 직접 알아보시길.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