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도 대한민국 국민… 그들을 구출하자
中대사관 찾아간 탈북자 가족 최근 중국 공안에 체포돼 강제 북한 송환 위기에 처한 탈북자들의 한국 내 가족들이 14일 서울 종로구 효자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주한 중국대사 등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한국 입국 탈북자가 지난해 말 2만3000명을 넘어서면서 먼저 한국에 와 자리를 잡은 가족들이 중국의 탈북 브로커들에게 돈을 줘 북에 남은 가족을 데려오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2010년 말 양강도 혜산에서 탈북한 최모 씨의 경우 지난해 초 탈북자 정착 지원기관인 하나원을 나와 서울에 자리 잡은 뒤 12월 중순까지 불과 10개월 만에 10여 명의 북한 가족을 모두 데려왔다.
이는 한국 정부가 중국 내 탈북자 문제에 과거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필요성을 높여주고 있다. 과거 중국 당국은 탈북자 문제는 북한과 중국 간의 문제로 한국 정부가 개입할 일이 아니라는 주장을 폈다. 이에 한국 정부는 탈북자 문제를 국제 난민 협약에 따른 인도적 처리에만 호소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하지만 체포된 탈북자의 가족이 한국 국민인 경우 이는 한국 국민 가족의 문제가 된다. 그런 만큼 한국 정부도 ‘조용한 외교’를 펴온 기존 태도에서 벗어날 명분이 생겼다. 유엔 등 국제사회에 혈연을 강조한 인도주의적 호소를 하며 정공법으로 나갈 여지가 생긴 것이다. 통일운동단체인 ‘통일시대사람들’의 김지우 대표는 “최근 탈북자들이 미국, 영국 등에 적극 진출해 현지 시민권을 따고 있는데 머지않아 중국에서 체포된 탈북자가 미국인의 가족, 영국인의 가족이 돼 복잡한 국제적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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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주영 정책위의장(왼쪽)이 본보 14일자 A1면 톱기사 ‘탈북 31명 첫 체포… 북송위기’를 인용하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