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김정은 시대, 더 긴밀해진 北-中 탈북 감시망
그를 경악하게 한 것은 중국으로 다시 나온 그가 며칠 뒤 한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동북 3성 모 도시의 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타려 할 때였다. 출국수속을 모두 마치고 한국 국적 비행기에 올라 이륙을 불과 20분가량 남긴 시간, 공안 관련 요원 여러 명이 기내에 들어와 그에게 “여권을 보자”며 비행기 밖으로 나가자고 했다.
그들은 조용한 곳에 이르자 갑자기 그의 신발 밑창을 보자고 했다. 신발을 살피던 그들은 “신발 밑창 모양을 보니 조선에 갔다 온 사람이 맞네. 우리가 잡아도 할 소린 없겠지만 이번에 조용히 보내준다”고 말했다. 공안들은 A 씨가 북한에 들어갔다 올 때 어딘가에 남긴 족적(足跡) 정보를 갖고 신발을 비교하고 있었던 것이다. 탈북자 단속과 검거 등을 위한 국경지역의 북-중 공안 기관 간 협조가 긴밀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말을 실감했다고 A 씨는 말했다.
북한 정보기관 출신의 소식통 C 씨는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옌지(延吉)공항의 경우엔 이곳을 오가는 한국인 신상 정보가 오래전부터 북한 보위부와 공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탈북자 31명이 체포된 랴오닝(遼寧) 성 선양(瀋陽)의 한 고위 공안 소식통은 “동북 3성에서 탈북자가 체포되면 현지 북한 영사관에 명단이 즉각 통보되기 때문에 체포 뒤 24시간 내에 손을 쓰지 못하면 사실상 구출이 힘들다”고 말했다.
중국이 탈북자 색출 및 검거를 위해 북한에 얼마나 잘 협조하는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도 있다. 북한은 최근 몇 달간 북-중 국경의 북한 땅에서 한국과 이뤄지는 휴대전화 통화를 막기 위해 방해 전파를 쏘고 있다. 그 전에는 중국 휴대전화 통신이 가능한 북한 지역에서는 한국과도 직접 통화가 가능했으나 요즘은 거의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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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