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청소년과 게임문화 관련 심포지엄에서 각계 전문가들은 게임이 학교폭력의 주범이라고 몰아가는 것은 지나치다고 입을 모았다. 게임문화재단 제공
15일 게임문화재단(이사장 김종민)의 주최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게임문화 심포지엄에서 전문가들은 “게임과 학교폭력의 연관성을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1950년부터 지금까지 게임 드라마 영화 만화 등 각종 미디어와 학교폭력의 연관성을 연구했지만 어느 한쪽이 옳다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 “게임도 교육적 가치 있어”
대구가톨릭대 최태영 교수는 “학교폭력은 전 세계 모든 국가가 겪고 있는 문제로 수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전제한 뒤 “게임은 대인관계 기피, 사회적 고립, 손목관절 손상·야뇨증·간질 발작 등 부정적 효과도 있지만, 대인관계를 맺는 기술을 배울 수 있고 집중력과 인지기능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관계기관의 전문가가 ‘게임=학교폭력’이라는 결론을 내기 위해 연구 절차를 왜곡하거나 부정적인 측면만을 집중 부각하는 게 문제라는 의견도 있었다.
○ “게임 중독, 교육으로 해결해야”
게임과 인터넷 서핑이 청소년의 여가를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는데도 학교에서의 관련 교육은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유형우 소장은 “제도적인 규제보다는 아이들에게 올바른 게임 사용 방법을 가르쳐주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게임문화재단에서 1000개 학교의 학생 10만 명에게 게임중독 예방교육을 하니 아이들이 스스로 좋은 게임을 가려내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군포당동청소년문화의집 김지수 관장은 “교과부의 학교폭력 근절책은 현실을 전혀 모르고 만든 정책”이라면서 “폭력은 정의롭지 않고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일이라는 것을 아이들이 느낄 수 있게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는 6일 △게임 시작 후 2시간이 경과하면 자동으로 게임이 종료되게 하는 쿨링오프제 도입 △게임 심의기준 강화 △게임업계의 게임중독 치료를 위한 기금 출연 의무화 등을 뼈대로 하는 규제 도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