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1억대 훔치다 덜미
‘딩동.’
2009년 9월 정모 씨(28)는 두근대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서울 강서구 한 주택의 벨을 눌렀다. 반응이 없었다. 혹시 몰라 15분 후 다시 초인종을 눌렀다. 조용했다. 빈집임이 틀림없었다. 열린 창문을 찾아 내부로 들어가 귀금속을 훔쳐 나왔다.
첫 범행이 성공하자 점점 대담해졌다. 열린 창문을 찾는 게 번거로워 아예 절단기를 들고 다니면서 방범창을 잘라내고 들어가 귀금속을 훔쳤다. 최근까지 이렇게 턴 집은 총 20곳. 훔친 금품의 액수는 약 1억 원에 달했다.
도둑질로 쉽게 돈을 벌 수 있게 되자 그는 서울 전역으로 ‘활동무대’를 넓혔다. 훔친 귀금속은 귀금속 상가에 처분했고, 컴퓨터도 들고 나와 중고 컴퓨터 가게에 팔았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9일 범행 장소를 물색하며 초인종을 누르고 있던 정 씨를 붙잡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