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 수천명 탄원,국내외 인권단체 구명 호소새터민들도 자발적 시위
중국에 체포된 탈북자들의 구명에 유엔 기구가 팔을 걷고 나섰다. 유엔 산하 유엔난민기구(UNHCR)는 17일 탈북자들의 안전을 보장해줄 것을 중국 당국에 요청했다.
앤 메리 캠벨 UNHCR서울사무소 대표는 17일 채널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베이징사무소를 통해) 중국 당국에 억류된 탈북자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을 요구하는 한편 이들이 북송될 경우 가해질 박해 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함께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캠벨 대표는 “중국은 1951년 난민협약과 1967년 난민의정서 가입국이며 탈북자 의사에 반해 강제 북송하는 것은 이에 반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17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탈북자 북송을 막아줄 것을 촉구하는 현병철 위원장 명의의 서한을 보냈다.
탈북자 구명운동은 국내에서도 활발히 일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각종 시위 참여에 소극적이던 국내외 정착 탈북자들이 구명운동에 앞장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17일 오후 국내 탈북자 최대 커뮤니티사이트 ‘새터민들의 쉼터’ 회원들은 서울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시위를 벌였다. 전날 ‘소향’이라는 닉네임의 한 탈북자가 “우리가 가만있으면서 어떻게 세계와 한국 정부에 형제들을 구명해달라고 호소할 수 있는가”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판에 올리자 탈북자들이 호응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다.
광주지역 탈북자들도 16일에 이어 17일에도 광주 주재 중국영사관 앞에서 탈북자 북송 중단을 요구했다. 시위를 주도한 지현아 씨(33)는 북송돼 지옥 같은 증산교화소에서 수감생활을 했던 적이 있다. 역시 탈북자가 대표로 있는 통일운동단체 ‘통일시대사람들’은 홈페이지에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번역한 탈북자 구명 호소문을 게재하고 트위터 페이스북 e메일 팩스 등을 활용해 호소문을 전 세계에 릴레이로 전파하는 운동을 시작했다.
탈북자 구출을 위한 서명운동도 활발하다. 기독교사회책임 등 10개 북한인권단체는 17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앞에서 탈북자 강제 북송 중지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이들은 서명자 명부를 외교통상부와 주한 중국대사관, 유엔에 전달할 계획이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탈북자 북한 송환 중단을 촉구하는 온라인 탄원운동을 시작해 수천 명의 서명을 받았다. 다음 아고라와 세계적인 서명운동 사이트인 체인지에서도 서명운동이 시작돼 1만 명 이상이 이미 서명했다.
김정안 채널A 기자 j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