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일에서 만족을 얻는가/배리 슈워츠, 케니스 샤프 지음·김선영 옮김/360쪽·1만5000원·웅진지식하우스
한국어 제목을 보고 ‘즐겁게 회사 다니는 노하우’ ‘일과 사랑에 빠지는 법’과 같은 매뉴얼을 찾으려고 책을 든 독자라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개인적인 차원의 해결책을 제시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왜 일이 현대인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하는지를 분석한 책이기 때문이다.
책이 궁극적으로 겨냥하는 것은 현대의 일터에 만연한 관료제다. 미국 사회심리학자 배리 슈워츠와 정치전문가 케니스 샤프는 일의 성과와 만족을 높이기 위해 고안된 규제와 인센티브가 과도해지면서 오히려 소명의식과 같은 일의 본질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책은 이 같은 문제들의 해결책으로 아리스토텔레스가 창안한 ‘실천적 지혜’에 주목한다. 이 책의 원제(Practical Wisdom)이기도 한 실천적 지혜란 ‘인간성에 바탕을 둔 섬세한 일의 도구’, 즉 현실의 다양한 일을 올바르게 해석하고 융통성 있게 조율하는 능력이다. 저자들은 현대 관료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개인이 획일적인 지식과 제도에 의존하기보다는 실천적 지혜를 길러 ‘영리한 탈선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대사회에 의미 있는 조언이지만 ‘인간은 지혜를 타고났으며 노력한다면 누구든 실천적 지혜를 기를 수 있다’는 설명 외에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제시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