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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경제뉴스]BW, CB와 어떻게 다르며 왜 논란이 되나요

입력 | 2012-02-20 03:00:00

신주인수권-채권 분리 가능… 큰 차익 챙겨 ‘로비용’ 악용도




《 요즘 정치나 경제 기사를 읽다 보면 ‘신주인수권부사채(BW)’란 용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BW는 일반 회사채나 전환사채(CB)와 어떻게 다르며 왜 논란이 되는 건가요? 》

신주인수권부사채(BW·Bond with Warrant)는 회사채의 일종으로 해당 회사의 주식을 미리 정해 놓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Warrant)가 주어진 채권(Bond)입니다. 주식연계채권이나 주식관련사채로 불리기도 합니다. BW를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은 향후 해당 기업의 주가가 오르면 상승한 주가가 아닌 미리 정해 놓은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투자자 A 씨가 B기업의 주식을 주당 1000원에 살 수 있는 BW를 샀다고 가정해 보죠. 현재 B기업의 주가가 1500원까지 올랐다면 A 씨는 자신의 권리를 행사해 시장가격보다 500원 싼 1000원에 B기업의 주식을 살 수 있는 겁니다. 만약 주가가 최초 약속했던 1000원보다 낮다면 A 씨는 권리를 행사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 대신 BW는 채권이기 때문에 만기까지 기다렸다가 약정 이자를 받는 거죠. 따라서 투자자는 안정적인 채권 이자와 동시에 주가 상승에 따른 추가적인 수익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공모 청약을 통해 BW를 살 수 있습니다. 청약 이후에도 주식처럼 장내에서 거래할 수도 있습니다.

BW는 주식과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전환사채(CB·Covertible Bond)와도 많이 비교됩니다. CB는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 회사채입니다. CB도 BW와 마찬가지로 채권과 주식을 교환할 때 쓰이는 ‘전환 가격’을 미리 정해 놓습니다. 하지만 CB는 주식으로 바꾸면 회사채 자체가 함께 없어지지만 BW는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더라도 채권은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또 BW는 CB와 달리 투자자가 채권(Bond)과 신주인수권(Warrant)을 따로 분리할 수 있는 ‘분리형 BW’도 있습니다. 분리형은 투자자가 채권을 판 뒤에도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약정된 가격에 받을 수 있고 반대로 BW를 산 뒤 신주인수권리만 팔아 회사채를 샀을 때 들어간 비용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회사는 왜 일반 회사채가 아닌 BW를 발행할까요? BW는 향후 주식을 넘겨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기 때문에 채권 자체의 약정이자는 일반 회사채에 비해 더 낮습니다. 따라서 기업은 BW를 통해 채권 발행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으면 기업들의 BW나 CB 발행이 많아집니다. 기업이 자금이 필요할 때 유상 증자를 할 수도 있지만 증자 후 주식이 늘어나 주가가 희석될 위험이 있고 투자자를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BW나 CB는 주가 흐름에 주식을 살 타이밍을 각자 정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을 끌어모이기가 쉬운 편입니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BW 발행금액은 총 2조6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40%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주가가 천정부지 오르면 ‘대박’이 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정치권에서나 검찰 수사에서 BW가 오르내리기도 합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씨앤케이(CNK) 다이아몬드 주가 조작 사건에서도 오덕균 대표가 BW를 발행해 정관계 로비용으로 썼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BW를 헐값에 넘겨받았다면 허위 내용을 퍼뜨려 주가가 올라간 이후 미리 약속한 가격에 주식을 사서 큰 시세차익을 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 투자자들도 BW로 짭짤한 수익을 낸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웅진에너지는 1200억 원 규모의 BW를 발행했는데 당시 정해진 신주인수권 행사 가격은 4945원이었습니다. 현재 웅진에너지 주가는 17일 종가 기준으로 8110원이기 때문에 신주인수권을 행사하고 이를 다시 매각한다면 두 달여 만에 약 64%의 수익을 거두는 셈입니다. 단, BW는 회사채이기 때문에 투자기업의 신용등급을 따져 위험하지 않은 기업을 골라야 합니다. 또 발행 회사의 주가가 행사가격보다 높아야만 수익을 낼 수 있는 만큼 해당 기업이 향후 성장성이 있는지, 행사가격이 낮아 투자매력이 있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