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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터졌다… 구자철 분데스리가 데뷔골

입력 | 2012-02-20 03:00:00

370일만에… 팀은 1-4로 패




370일.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이 지난해 2월 13일(한국 시간) 독일 무대 데뷔전을 치른 뒤 첫 골을 넣기까지 걸린 기간이다. 구자철은 18일 오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레버쿠젠과의 방문경기에서 팀이 0-1로 끌려가던 후반 5분 동료가 패스한 볼을 오른발로 절묘하게 감아 차 1-1 동점을 만들었다. 오랜 골 가뭄에서 탈출한 그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활짝 웃었다. 팀은 이후 3골을 내줘 1-4로 패했지만 구자철에게는 의미 있는 골이었다.

구자철은 지난해 아시안컵에서 득점왕(5골)에 오르며 한국을 4강에 올려놓은 뒤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에 입단하며 ‘포스트 박지성’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들쑥날쑥한 출전에 따라 경기력이 저하됐고 급기야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탈락했다.

고심 끝에 그는 볼프스부르크를 떠나 이달 초 분데스리가 18개 팀 중 17위인 약체 아우크스부르크로 6개월간 임대이적할 것을 결정했다. 이후 새 감독의 신뢰 속에 선발 출전 기회를 잡기 시작한 그는 조금씩 경기력을 끌어올리더니 마침내 독일 무대 데뷔 골을 터뜨렸다. 구자철은 매니지먼트사인 월스포츠 최월규 에이전트를 통해 “아우크스부르크가 약팀이지만 패스 위주로 플레이해 나랑 잘 맞는 것 같다. 2월에 한 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골을 넣게 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임대를 통해 경기력을 회복하고 있는 구자철의 행보는 벤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박주영(27·아스널)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임대이적은 출전 기회가 적은 선수들에게 돌파구가 될 수 있다. 팀 내의 주전 경쟁에서 밀린 선수들이 임대이적을 통해 경기력을 회복해 기량을 되찾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