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씨가 매입하려는 회원권은 한 해의 절반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된 ‘프리미엄’급이다. 일반 콘도 회원권은 기껏해야 한 달 남짓 이용권리를 부여받는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한 혜택이 주어지는 셈이다. 시세도 웬만한 서울 강남지역 100m² 아파트 한 채 값인 7억 원대에 형성돼 있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지만 ‘초고액자산가(VVIP)’를 타깃으로 하는 부동산 상품은 수요가 몰리면서 품귀 현상마저 빚고 있다.
○ 초고가대 골프·리조트회원권 품귀
리조트회원권 시장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연간 2000만∼3000만 원 하는 중저가 회원권은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등과 같은 호재에도 인기가 시들하다. 반면 최고급 리조트는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2층 구조의 독채로 풀, 정원을 갖춘 경남 남해의 ‘힐튼 남해 그랜드빌라’의 경우 적어도 6개월 이상 기다려야만 매물을 구할 수 있다.
충남 태안의 리솜오션캐슬 그랜드, 제주 휘닉스아일랜드의 VVIP 객실 ‘힐리우스’ 등은 매물 자체가 아예 없다. 최고급 리조트들은 독립형 복층구조와 개인정원·수영장을 갖추고 특급호텔에서나 받을 수 있는 ‘컨시어지(개인비서) 서비스’를 제공해 회원권 대기수요가 넘치고 있다.
○ VVIP 투자 심리도 꿈틀하나
부동산시장은 침체에 빠졌지만 최고가 부동산 상품은 불황을 모른다. 고급 빌라나 최고급 리조트 등은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거나 시세가 반등세를 타고 있다. 매매가 약 32억 원으로, 지난해 입주를 시작한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고급주택 ‘오보에힐스’. 동아일보DB
연초부터 주가가 강하게 상승하고 있는 데다 대선정국발 유동성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슈퍼리치들의 투자심리가 꿈틀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병용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PB팀장은 “50억∼100억 원대 부동산 투자에 대한 VVIP들의 문의가 최근 꾸준히 늘고 있다”며 “투자 트렌드의 선행성을 띤 이 집단이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는 건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