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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放勳이 曰勞之來之하며 匡之直之하며…

입력 | 2012-02-21 03:00:00



맹자는 聖君(성군)이 인류의 문명을 개척하고 다시 敎化(교화)를 하여 오륜이 정착되게 만드느라 盡力(진력)했다는 사실을 열거했다. 이어서 맹자는 放勳, 즉 堯(요)의 말씀을 인용해서 성인이 백성을 걱정함이 曲盡(곡진)했음을 환기시켰다. 그리고 성인은 이처럼 백성을 걱정해서 정치와 교화를 행했으므로 직접 밭을 갈 겨를이 없었다고 주지시켰다.

放勳은 본래 堯 임금의 호이다. 曰 이하에 대해, 주자는 이것이 契(설)에게 한 말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널리 百官(백관)에게 한 말이라고 보아도 좋다. 勞之來之는 백성을 위로하여 친근감을 갖고 오게 하라는 뜻이다. 匡之直之는 사악한 자는 바르게 만들고 굽은 자는 곧게 만들라는 뜻이다. 輔之翼之는 힘이 모자라는 자를 도와서 일어서게 하고 가게 해주는 것을 뜻한다. 輔와 翼은 같은 뜻이다. 使自得之는 백성들로 하여금 각자 스스로 사람의 도리를 터득하게 한다는 뜻이다. 주자는, 사람은 누구나 秉彛(병이·본디 타고나서 그대로 지님)의 性(성)을 지니고 있으나 가르침이 없으면 放逸(방일·풀어짐)하고 怠惰(태타·게으름)하여 그것을 잃게 되므로 성인이 관직을 두어 인륜을 가르치게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又從而振德之는 백성들로 하여금 도리를 터득하게 하고서 그에 따라 더욱 떨치게 하고 은혜를 더해 준다는 뜻이다. 如此는 성인이 백성의 일을 걱정함이 이와 같이 대단했다는 말이다. 而暇耕乎는 ‘그렇거늘 스스로 경작할 겨를이 있었겠는가’라고 반문하는 표현이다.

옛사람은 요 임금의 말에 근거해서 勞來, 匡直, 輔翼, 振德을 올바른 정치의 내용이자 순서라고 보기도 했다. 이에 비추어 본다면 오늘날의 정치는 과연 어떠하다고 하겠는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