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대 졸업 재소자 백모-임모 씨
백 씨는 스무 살이던 2000년 상근예비역 복무 중 술을 마시고 흉악 범죄를 저질러 2002년 15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출소를 9년 앞둔 2008년 친구들에게 등록금을 빌려 교도소에서 방송대 관광학과에 입학했다. 백 씨는 학과 공부를 하면서 학습보조원으로도 활동해 동료들의 학업을 도왔고 4년 만에 평점 4.038점(4.3점 만점)의 성적으로 졸업하게 됐다. 담당 교도관은 “백 씨가 평소 착실하게 생활해 시험이나 논문 작성 기간에는 특별히 오후 10∼11시까지 불을 끄지 않고 공부할 수 있게 배려해줬다”고 전했다. 교도소 관계자에 따르면 백 씨는 제빵에 관심이 있어 출소 후 세계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과자를 맛볼 수 있는 관광 상품을 직접 만들기 위해 관광학과에 입학했다. 기회가 생기면 다른 교도소에 있는 제빵 직업훈련 과정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뜻도 비쳤다.
8년간 복역한 뒤 11월 출소할 예정인 임 씨는 2008년 전주교도소에서 방송대 무역학과 과정을 시작해 무역학과 졸업생 212명 중 가장 높은 평점 4.053점(4.3점 만점)으로 졸업한다. 47개 전공 수업을 컴퓨터로 듣는 한편 외부 강사들이 여는 인문학 강좌에도 꼬박꼬박 참석했다. 전주교도소 관계자는 “임 씨가 2004년 입소한 뒤 늘 ‘출소하면 무역 일을 하며 아내와 아이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돌려주고 싶다’는 뜻을 보였다”고 전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