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 시작돼 1981년 정례화된 한국의 공관장 회의에는 전 세계 120여 개국의 공관장이 참석한다. 한 번에 12억∼15억 원 정도의 예산이 든다. 대사 부부의 왕복 항공료와 숙박비가 대부분이다. 2008년 4월 취임 후 첫 공관장 만찬을 연 이명박 대통령은 “전 세계 대사들이 한꺼번에 이렇게 들어와 있으면 문제가 없을까 걱정”이라며 “외국에서 보면 난리가 난 줄 알겠다”는 농담을 던졌다. 2005년 2월 공관장 부부동반 만찬 때 노무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불참했다. 청와대는 “감기 탓”이라고 해명했지만 사실은 눈 성형수술 부기가 가라앉지 않은 탓이었다.
▷공관장 회의에서 대통령 좌우에는 주미대사와 외교통상부 장관이 앉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2011년 회의 당시 대통령 좌측에는 류우익 주중대사가 앉았고 한덕수 주미대사는 한 다리 건너 김성환 장관 오른편에 앉았다. 당시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한 대사의 얼굴이 굳어지더라”고 회고했다. 한 대사는 올해 회의 참석차 지난 주초 귀국했지만 갑자기 무역협회장에 추대되면서 그의 자리는 공석(空席)이 됐다. 주미대사 교체가 무역협회장의 후속 인사처럼 돼 버리는 바람에 뒷말이 많다.
하 태 원 논설위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