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내달 파리서 北-佛 오케스트라 합동공연 지휘
정 감독은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현대캐피탈 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3월 14일 파리 살 플레옐 극장(1900여 석)에서 북한 은하수 관현악단과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합동 공연을 지휘한다”고 밝혔다. 라디오 프랑스 필은 그가 2000년부터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악단이다. 살 플레옐 극장은 라디오 프랑스 필과 파리 오케스트라가 상주하는 콘서트홀이다.
정 감독은 “남북 음악가가 한자리에 모이는 연주회를 원했는데 정치적인 면이 얼어붙어서 그 뜻은 이루지 못했다. 다음 달 파리 공연은 북한과 프랑스 악단이 모이고 지휘자인 내가 한국인이므로 3국의 만남이다. 일단 같이 만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남북 음악가 교류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은하수관현악단 초청 비용은 라디오 프랑스 필이 부담한다. 은하수관현악단 70명과 라디오 프랑스 필 70명으로 140명의 오케스트라를 꾸려 브람스 교향곡 1번을 연주할 계획이다. 정 감독은 “북한에 돈을 주고 억지로 해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돈 주는 건 애초부터 차단했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다. 3월 공연에 대한 북한 측의 요구사항은 아무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북이 함께 음악을 하다 보면 서로 더 친해지고 가까워질 수 있다. 정치적 문제는 금방 잊어버릴 수 있다. (음악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하지만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