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청소년과 호소문 낭독… 이성미-리키 김 씨 등 동참박선영 “사태 해결될 때까지 단식”… 中대사관 앞서 농성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이 21일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 공안에 억류된 탈북자들의 강제 북송을 반대하는 무기한 단식 시위를 시작했다. ‘내 친구를 살려주세요(save my friend)’란 문구를 들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이날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선 중국 공안에 체포된 탈북자들의 북송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차 씨는 호소문을 통해 “중국이 탈북자들을 북송시킨다는 것은 탈북자뿐 아니라 가족들까지 죽음으로 몰아넣는 일”이라며 “중국 국민이 아닌 아버지, 어머니의 마음으로 형제, 자매의 가슴으로 이들을 품어 달라”고 말했다.
호소문은 전 세계에 사태의 절박함을 널리 알린다는 취지로 한국어, 영어, 중국어 등 3개 언어로 낭독됐다. 차 씨와 한국계 혼혈 배우 리키 김 씨, 중국어에 능통한 방송인 소이 씨가 각각 호소문을 읽었다.
연예인들의 시위 동참은 차 씨가 제안한 것이다. 차 씨는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의 연락을 받고 동료들에게 뜻을 함께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2008년 개봉한 영화 ‘크로싱’에서 탈북자 역을 맡은 것을 계기로 탈북 청소년들을 후원해 왔다. 여명학교 관계자는 “북한에 있는 가족 때문에 공개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탈북 청소년들을 위해 연예인들이 대신 나섰다”며 고마워했다.
차 씨는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중국 국민이 관심을 가지게 하려면 대한민국 젊은이들부터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내 아들이나 어머니라면 발 벗고 나서지 않겠느냐”며 관심을 호소했다.
시위에 참여했던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탈북자 강제 북송 저지를 중국에 호소하기 위해 이날 중국대사관 맞은편 옥인교회 앞에서 무기한 단식을 시작했다. 박 의원은 “중국은 지금 이 순간에도 탈북자들을 색출해 체포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중국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대사관을 바라보며 죽기를 각오하고 끝까지 탈북자들의 강제 북송을 막아 내겠다”며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단식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총재와 심대평 대표는 박 의원의 단식 현장을 방문해 격려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