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박정희기념관은 긍정적인 유산에 해당한다. 기념관은 부친이 남긴 빛과 그림자 가운데 아무래도 빛을 더 많이 비출 것이다. 이에 비해 박정희의 정(正) 자와 어머니 육영수의 수(修) 자를 따 이름 지은 정수장학회는 부정적 유산일 수 있다. 부산지역 기업인이던 고(故) 김지태 씨가 만든 부일장학회가 모태였다. 김 씨는 박 전 대통령이 부산 군수기지사령관일 때부터 악연이 있었다. 처음엔 5·16장학회였다가 1982년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부산일보 지분 100%와 문화방송 지분 30% 등을 소유하고 있다.
▷정수장학회 문제가 최근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작년 11월 ‘정수장학회의 사회 환원과 사장 선출권’을 요구하는 부산일보 노조와 사측의 대립이 직접적인 계기였다. 큰 선거 때가 되면 박 위원장을 괴롭히는 단골 소재다. 1961년 5·16 당시 부정축재 등으로 구속된 김 씨의 부일장학회 포기가 ‘자진 헌납’이냐, 국가에 의한 ‘강탈’이냐가 논란의 핵심이다. 정수장학회가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이사장을 지낸 박 위원장의 영향력 아래에 있느냐도 관심거리다.
이진녕 논설위원 jinn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