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먼 1곳서만 年 3000명… 대가로 통나무-광물 받아
중국 투먼의 언덕에 있는 투먼변방수용소. 매년 탈북자 3000여 명이 이곳에 수감돼 있다가 북한으로 끌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 살고 있는 중국인이 찍어 21일 동아일보에 제공한 사진이다.
중국 공안은 이렇게 탈북자들을 북송한 대가로 북한으로부터 통나무와 광물을 받아왔다고 중국 투먼(圖們)의 공안 소식통이 21일 밝혔다.
이 소식통은 “최근 중국은 한국행을 시도한 탈북자의 서류에는 색깔이 다른 도장을 찍는 방법으로 북한에 통보해 왔다”고 전했다. 탈북자 북송서류에 ‘한국행’이라고 직접 쓰면 중국이 북한에 협조한 명백한 증거물이 남기 때문에 1월엔 빨간 도장, 2월엔 파란 도장 등 시기별로 북한과 약속한 색깔의 도장을 찍는 방법으로 구분해 통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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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행 시도’ 도장 찍히면 북송 뒤 생존 가능성 희박해져 ▼
중국이 탈북자의 한국행 의도를 북한에 통보하지 않는다면 탈북자가 북송돼도 살아날 확률은 훨씬 높아진다. 북한 보위부 소속 탈북자 조사관들이 직접 중국에 가서 일일이 현장을 찾아다니며 수사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북송돼 취조받을 때 한국에 갈 생각이 없었다고 끝까지 버티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공안이 취조할 때는 탈북자의 목적지를 가려내는 게 상대적으로 쉽다. 한국행 탈북자들은 대부분 한국행을 도와주는 일행 등과 함께 체포되기 때문이다.
현지의 중국 당국은 이렇게 탈북자 체포에 적극 협조하고 엄중 처벌 대상 탈북자들까지 골라준 대가로 북송한 탈북자 수만큼 북한 측으로부터 통나무와 철광석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례 대가는 시기별로 달라지지만 주로 백두산 원시림에서 벌목한 나무와 무산광산 철광석 등이 건네지고 있다고 한다. 탈북자와 통나무의 교환은 1998년 이전부터 시작돼 벌써 14년 넘게 이어져온 전통이라고 복수의 탈북자들이 증언했다.
중국은 체포한 탈북자들을 주로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압록강 건너 맞은편인 단둥(丹東)과 두만강의 함경북도 온성군 맞은편 투먼을 통해 북한에 넘긴다. 이 외에도 북한과 중국 간 다리가 연결된 여러 지역에서 탈북자들이 북송된다.
투먼변방수용소는 지린(吉林) 성에 소속된 국제감옥(외국인 수감용)이지만 실제 수감자는 모두 탈북자다. 이곳에서 탈북자 구타가 수시로 이뤄지며 북송을 앞두고 공포에 질린 여성 탈북자들을 성추행하거나 심지어 북송을 늦춰주겠다는 등의 회유를 하며 성관계를 요구하는 일도 끊이질 않는다고 이곳을 경험한 탈북자들은 증언하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